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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菜根談)   

 

천자문

1.

君子之心事,天靑日白,不可使人不知.

君子之才華,玉蘊珠藏,不可使人易知.

 

참된 사람은 마음을 하늘처럼 푸르고 태양처럼 밝게 하여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재주와 지혜는 옥돌이 바위 속에 박혀 있고 구슬이 바다 깊이 잠겨 있는 것처럼 남들이 쉽게 알지 못하게 하라.

2.

棲守道德者,寂寞一時.依阿權勢者,凄凉萬古.
達人觀物外之物 思身後之身,
寧受一時之寂寞,毋取萬古之凄凉.

 

도리를 지키면서 사는 사람은 한때 적막하고 외롭지만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은 영원토록 쓸쓸하다. 깨달은 사람은 사물밖의 사물을 즉 진리를 보기 때문에 현재의 육체보다 사후의 명예를 생각한다. 차라리 한때의 적막함을 겪을 지라도 영원히 쓸쓸한 길은 택하지 말라.

3.

涉世淺,點染亦淺.歷事深,機械亦深.
故君子 與其達練,不若朴魯.與其曲謹,不若疎狂.

 

세상 일에 깊이 빠져들지 않으면 그만큼 때묻지 않을 것이고, 세상 일에 경험이 깊으면 남을 속이는 재주 또한 깊어진다. 그러므로 사람은 능란하기보다는 차라리 소박한 것이 낫고 치밀하기보다는 오히려 소탈한 편이 낫다.

4.

勢利紛華,不近者爲潔.近之而不染者爲尤潔..
智械機巧,不知者爲高.知之而不用者爲尤高.

 

권력과 명예, 이익과 사치를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은 깨끗하다. 가까이 하더라도 그것들에 묻들지 않는 사람은 더욱 깨끗하다. 권모 술수를 모르는 사람은 마음이 높은 사람이다. 그것을 알더라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더욱 마음이 높은 사람이다.

5.

耳中常聞逆耳之言, 心中常有拂心之事,總是進德修行的砥石.
若言言悅耳 事事快心,便把此生,埋在짐毒中矣.

 

귀로는 항상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고 마음 속에는 항상 마음에 거슬리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곧 덕과 행실을 갈고 닦는 숫돌과 같다.

만약 말마다 그대 귀를 기쁘게 해 주고 일마다 그대 마음을 즐겁게 해 준다면 그것은 곧 그대의 몸을 무서운 독극물 속에 파묻는 것과 같다.

6.

疾風怒雨,禽鳥戚戚.霽日光風,草木欣欣.
可見天地不可一日無和氣 人心不可一日無喜神..

 

세찬 바람과 성난 빗줄기는 새들도 근심한다. 개인 날씨와 밝은 바람은 초목도 기뻐한다.

보라, 천지엔 하루도 화기(和氣)없이는 안 될 것을. 다시 보라, 사람에겐 하루도 기쁨이 없어선 안 될 것을.

7.

醴肥辛甘非眞味.眞味只是淡.
神奇卓異非至人.至人只是常.

 

짙거나 살찌거나 맵거나 단 것은 참다운 맛이 아니다.

참다운 맛은 오직 담담할 뿐이다. 신기한 재주로 우뚝하거나 아주 남다른 것은 지인이 아니다. 지인은 오직 평범할 뿐이다.

8.

天地寂然不動,而氣機無息少停.
日月晝夜奔馳,而貞明萬古不易.
故君子 閒時要有喫緊的心事,忙處要有悠閒的趣味.

 

천지는 고요히 움직이지 않아도 그 운행은 쉬지 않는다.

해와 달은 밤낮으로 바삐 바뀌어도 그 광명은 만고에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람은 한가한 때일수록 다급한 일에 대처하는 마음을 마련하고, 바쁜 때일수록 여유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9.

夜深人靜,獨坐觀心,始覺妄窮而眞獨露 每於此中,得大機趣
旣覺眞現而妄難逃,又於此中,得大慙忸

 

밤이 깊어 인적 고요한 때에 홀로 제 마음을 바라보노라면 허망은 사라지고 진실만이 오롯이 나타남을 깨닫게 된다. 항상 이 가운데서 큰 즐거움을 느끼라. 그러나 진실이 나타났음에도 다시 허망에서 벗어나기 어려움을 깨닫게 된다면 이 가운데서 크게 부끄러움을 느끼라.

10.

恩裡,由來生害.故快意時,須早回頭.
敗時,或反成功.故拂心處,莫便放手.

 

옛날부터 재앙은 은혜 속에서 자라난다. 그러므로 만족스러운 때에 빨리 머리를 돌려 주위를 돌아보라. 실패한 뒤에 오히려 성공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서둘러 포기하지 말라.

11.

藜口현腸者,多氷淸玉潔.袞衣玉食者,甘婢膝奴顔.
여구현장자,다빙청옥결.곤의옥식자,감비슬노안.
蓋志以澹泊明,而節從肥甘喪也

 

명아주를 먹고 비름으로 배를 채우는 사람은 얼음같이 맑고 옥처럼 깨끗한 사람이 많지만,

비단옷 입고 좋은 음식 먹는 사람은 종 노릇 시늉도 마다하지 않는다. 뜻은 담백함으로써 뚜렷해지고 지조란 부귀를 탐하면 잃고 마는 것이다

12.

面前的田地,要放得寬,使人無不平之歎.
면전적전지,요방득관,사인무불평지탄.
身後的惠澤,要流得久,使人有不궤之思.
신후적혜택,요류득구,사인유불궤지사.

 

살아 있을 때의 마음은 활짝 열어 놓아서 사람들로 하여금 불평하지 않도록 하라.

죽은 후의 은혜는 길이르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부족함이 없게 하라.

13.

作人,無甚高遠事業,擺脫得俗情,便入名流.
작인,무심고원사업,파탈득속정,변입명류.
爲學,無甚增益工夫,減除得物累,便超聖境.
위학,무심증익공부,감제득물루,변초성경

 

사람으로서 뛰어나게 위대한 일은 못 하더라도 세속의 인정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명사라 일컬을 수 있다.

 

학문을 연마하되 뛰어나게 공부하지 못하더라도 물욕을 마음에서 덜어 낼 수 있다면 성인의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다.

14.

徑路窄處,留一步與人行.滋味濃的,減三分讓人嗜.
경로착처,유일보여인행.자미농적,감삼분양인기.
此是涉世一極安樂法.
차시섭세일극안락법

 

 

벼랑길 작고 좁은 곳은 한 걸음쯤 멈추어 다른 사람을 먼저 지나가게 하라.

맛있는 음식은 세 등분으로 덜어서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즐기게 하라.

이것이야말로 기쁘게 세상을 살아가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15.

交友,須帶三分俠氣.作人,要存一點素心.
교우,수대삼분협기.작인,요존일점소심.

 

벗을 사귈 때에는 반드시 어느 정도의 의협심을 지녀야 하고, 사람이 되는 길에는 반드시 한점의 본마음을 지녀야 한다.

16.

寵利,毋居人前.德業,毋落人後.
총리,무거인전.덕업,무락인후.
受享,毋踰分外.修爲,毋減分中.
수향,무유분외.수위,무감분중.

 

은총과 이익에는 남의 앞에 서지 말고 덕행과 사업은 남의 뒤에 처지지 말라.

받아서 누릴 일에는 분수를 넘지 말고 자기를 닦아서 행할 일에는 분수를 줄이지 말라.

17.

處世,讓一步爲高.退步,卽進步的張本.
처세,양일보위고.퇴보,즉진보적장본.
待人,寬一分是福.利人,實利己的根基.
대인,관일분시복.이인,실리기적근기.

 

세상을 살아가는 길에 한 발자국 양보하는 것을 높다 하느니 물러서는 것은 곧 나아갈 바탕이 된다.

 

사람을 대우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관대한 것이 복이 되느니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야말로 곧 자기 자신을 이롭게 하는 바탕이 된다.

18.

蓋世功勞,當不得一箇矜字.彌天罪過,當不得一箇悔字.
개세공로,당부득일개긍자.미천죄과,당부득일개회자

 

세상을 뒤덮는 공로도 '뽐낼 긍자 하나를 당하지 못하고 하늘에 가득 찬 허물도 '뉘우칠

회자 하나를 당하지 못한다.

 

19. 

完名美節,不宜獨任.分些與人,可以遠害全身.
완명미절,불의독임.분사여인,가이원해전신.
辱行汚名,不宜全推.引些歸己,可以온光養德.
욕행오명,불의전추.인사귀기,가이온광양덕.

 

 

명예로움과 아름다운 절의는 혼자서만 차지하지 말라.

 

조금은 남에게 나누어 주어야만 해로움을 멀리하고 몸을 보전할 수가 있다

.

욕된 행위와 부끄러운 오명을 절대로 남에게 돌리지 말라. 조금은 끌어다 자신의 것으로 해야 자신의 참된 빛을 감추고 덕을 기를 수가 있다.

20.

事事留個有餘不盡的意思,
사사유개유여부진적의사,
便造物不能忌我,鬼神不能損我.
변조물불능기아,귀신불능손아.
若業必求滿 功必求盈者,不生內變,必召外憂.
약업필구만 공필구영자,불생내변,필소외우

 

모든 일에 여분을 남겨 못다 한 뜻을 둔다면 하느님도 나를 시기하지 않으며 귀신도 나를 해하지 않는다.

 

모든 일에서 완전한 만족을 구하고 공로 또한 완전하길 바란다면 안으로부터 변란이 일어나거나 아니면 반드시 바깥으로부터 근심을 부르게 된다.

21. 

家庭有個眞佛,日用有種眞道.
가정유개진불,일용유종진도.
人能誠心和氣,愉色婉言,使父母兄弟間,形骸兩釋,意氣交流,
인능성심화기,유색완언,사부모형제간,형해양석,의기교류,
勝於調息觀心萬倍矣.
승어조식관심만배의.

 

가정에 하나의 참부처가 있고 일상 속에 하나의 참다운 도가 있다.

 

사람이 성실한 마음과 온화한 기운을 지니고 즐거운 얼굴과 부드러운 말씨로 부모 형제가 한몸같이 뜻이 통하게 하면 이는 숨을 고르게 하고 내심을 관조하는 것보다 그 공덕이 만배나 낫다.

22.

好動者,雲電風燈.嗜寂者,死灰槁木.
호동자,운전풍등.기적자,사회고목.
須定雲止水中,有鳶飛魚躍氣象,總是有道的心體.
수정운지수중,유연비어약기상,총시유도적심체.

 

움직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구름 속의 번개와 같고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다.

고요함을 좋아하는 사람은 차가운 재와 같고 마른 나뭇가지와 같다.

 

사람은 멈춘 구름 속에서 소리개가 날고 잔잔한 물 위에서 고기가 뛰는 기상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도를 깨우친 사람의 마음이다.

23.

攻人之惡,毋太嚴.要思其堪受.敎人以善,毋過高.當使其可從.
공인지악,무태엄.요사기감수.교인이선,무과고.당사기가종.

 

남의 허물을 꾸짖을 때 너무 엄하게 하지 말라.

그 말을 받아서 감당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사람을 선으로 가르치더라도 지나치게 고상하게 하지 말라. 그 사람이 들어서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4.

糞蟲至穢,變爲蟬而飮露於秋風.腐草無光,化爲螢而輝采於夏月.
분충지예,변위선이음로어추풍.부초무광,화위형이휘채어하월.
固知潔常自汚出, 明每從晦生也.
고지결상자오출, 명매종회생야.

 

굼벵이는 더럽지만 매미로 변하여 가을 바람의 이슬을 마신다.

썩은 풀은 빛이 없지만 반딧불로 변해서 여름밤을 빛낸다.

 

깨끗함은 항상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음은 항상 어둠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알라.

25.

矜高妄傲,無非客氣.降伏得客氣下,而後正氣伸.
긍고망오,무비객기.항복득객기하,이후정기신.
情欲意識,盡屬妄心.消殺得妄心盡,而後眞心現.
정욕의식,진속망심.소살득망심진,이후진심현.

 

뽐내고 오만한 것은 객기 아닌 것이 없다.,

객기를 물리친 뒤에라야 정기(正氣)가 자라난다.

 

정욕 과 의식은 모두가 망심(妄心)이다.

망심을 물리친 뒤에라야 진심이 나타난다.

26..

飽後思味,則濃淡之境都消.色後思狀,則男女之見盡絶.
포후사미,즉농담지경도소.색후사음,즉남녀지견진절.
故人常以事後之悔悟,破臨事之癡迷,則性定而動無不正.
고인상이사후지회오,파임사지치미,즉성정이동무부정

 

배부른 뒤에 음식을 생각하면 맛있고 없음의 구별이 사라지고, 성교 후에 섹스를 생각하면 남녀의 관념마저도 없어진다.

 

그러므로 사람이 사후(事後)의 뉘우침을 미리 알아 사전(事前)의 어리석음을

깨뜨려 버리면 본성이 바로잡혀  바르지 않은 행동이란 있을 수가 없다.

27.

居軒冕之中,不可無山林的氣味.處林泉之下,須要懷廊廟之經綸.
거헌면지중,불가무산림적기미.처임천지하,수요회낭묘지경륜

 

높은 지위에 있을지라도 산림에 묻혀 사는 풍취가 없어서는 안 되고,

산림에 묻혀 있을지라도 반드시 조정의 경륜을 품어야 한다.

28. 

處世不必邀功.無過便是功.與人不求感德.無怨便是德.
처세불필요공.무과변시공.여인불구감덕.무원변시덕.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성공만을 바라지 말라.

그르침이 없으면 그것이 바로 성공이다.

 

남에게 베풀더라도 그 은덕에 감격해 하기를 바라지 말라.

원망만 없다면 그것이 바로 은덕이다.

29.

憂動是美德.太苦則無以適性怡情.澹泊是高風.太枯則無以濟人利物.
우동시미덕.태고즉무이적성이정.담박시고풍.태고즉무이제인리물.

 

염려하고 부지런한 것은 미덕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수고하면 사람의 본성을 즐겁게 할 수가 없다. 청렴하고 결백한 것은 높은 기상이긴 하지만 그 또한 지나치면 모든 일에 이로울 것이 없다.

 

30.

事窮勢蹙之人,當原其初心.功成行滿之士,要觀其末路.
사궁세축지인,당원기초심.공성행만지사,요관기말로.

 

 

일이 막혀 궁지에 빠진 사람은 그 일의 시작으로 되돌아가서 생각하라.

성공하여 만족한 사람은 반드시 그 일의 마지막을 미리 예견하라.

31.

富貴家,宜寬厚而反忌刻.是富貴而貧賤其行矣,如何能享.
부귀가,의관후이반기각.시부귀이빈천기행의,여하능향.
聰明人,宜斂藏而反炫耀.是聰明而愚몽其病矣,如何不敗.
총명인,의렴장이반현요.시총명이우몽기병의,여하불패.

 

부귀한 집은 너그럽고 후덕해야 한다. 그런데도 각박하다면 그 행실이야말로 빈천하기 짝이 없으니 어떻게 축복을 바랄 것인가.

 

총명한 사람은 그 재주를 거두고 감추어야 한다. 그

런데도 오히려 자랑삼는 것은 총명하면서도 어둡고 어리석기 때문이니 어떻게 실패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32.

居卑而後知登高之爲危.處晦而後知向明之太露.
거비이후지등고지위위.처회이후지향명지태로.
守靜而後知好動之過勞.養默而後知多言之爲躁.
수정이후지호동지과로.양묵이후지다언지위조.

 

낮은 곳을 살아야 높은 곳을 오르기가 위험한 줄을 알게 되고, 어두운 곳에 있어 보아야 밝은 곳으로 향하는 것이 눈부신 것을 알게 된다.

 

조요함을 지켜 보아야 활동적인 것이 부질없음을 알게 되고 말 없음을 닦아 보아야 말 많음이 시끄러운 것임을 알게 된다.

33.

放得功名富貴之心下,便可脫凡.放得道德仁義之心下,便可入聖.
방득공명부귀지심하,변가탈범.방득도덕인의지심하,변가입성.

 

부귀 공명에 대한 마음을 모두 놓아 버려야 범속의 자리를 벗어날 수 있다.

인의와 도덕에 대한 마음을 모두 털어 버려야 비로소 성인의 경지에 들어설 수 있다.

34.

利欲未盡害心.意見乃害心之모賊.聲色未必障道.聰明乃障道之藩屛.
이욕미진해심.의견내해심지모적.성색미필장도.총명내장도지번병.

 

이욕이라 해서 모두가 마음을 해치는 것이 아니다.

독단이 곧 마음을 해치는 해충이다. 여색이 반드시 도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총명함이 오히려 도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35.

人情反復,世路崎嶇.
인정반복,세로기구.
行不去處,須知退一步之法.行得去處,務加讓三分之功.
행불거처,수지퇴일보지법.행득거처,무가양삼분지공.

 

사람의 마음이란 쉼없이 변하고 세상 길은 험난하다.

쉽게 갈 수 없는 곳에서는 한 걸음 물러서는 법을 알아야 하고 쉽게 갈 수 있는 곳에서는 어느 정도의 공로를 사양하는 것이 옳다.

36.

待小人,不難於嚴而難於不惡.待君子,不難於恭而難於有禮.
대소인,불난어엄이난어불오.대군자,불난어공이난어유례.

 

소인을 대함에 있어 엄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미워하지 않기가 어렵고,

군자를 대함에 있어 공손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예를 지키기가 어렵다.

37.

寧守渾악,而黜聰明,留些正氣還天地.
영수혼악,이출총명,유사정기환천지.
寧謝紛華,而甘澹泊,遺個淸名在乾坤.
영사분화,이감담박,유개청명재건곤

 

차라리 우직힘을 지키고 총명함을 버리고, 다소의 정기를 남겨 천지에 돌리라. 차라리 화려함을 물리치고 청렴 결백하여 깨끗한 이름을 세상에 남기라.

38.

降魔者,先降自心.心伏,則群魔退聽.
항마자,선항자심.심복,즉군마퇴청.
馭橫者,先馭此氣.氣平,則外橫不侵.
어횡자,선어차기.기평,즉외횡불침.

 

마(魔)를 굴복시키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부터 굴복시키라.

마음이 굴복한다면 모든 마귀는 스스로 물러난다.

포악한 마음을 제어하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 속의 객기부터 제어하라. 객기가 평정되면

포악한 마음은 도저히 침입할 수가 없다.

39.

敎弟子,如養閨女,最要嚴出入  謹交遊.
교제자,여양규녀,최요엄출입  근교류.
若一接近匪人,是淸淨田中,下一不淨種子,便終身難植嘉禾.
약일접근비인,시청정전중,하일부정종자,변종신난식가화.

 

제자를 가르치는 것은 처녀를 기르는 것과 같다. 출입을 엄하게 할 것이며 친구 사귐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만약 한 번이라도 나쁜 친구를 사귀게 되면 그것은 마치 깨끗한 논밭에 잡초의 씨앗을 심는 것과 같아서 평생토록 좋은 곡식을 심기가 어렵게 된다.

40.

欲路上事,毋樂其便而姑爲染指.一染指,便深入萬인.
욕로상사,무락기편이고위염지.일염지,변심입만인.
理路上事,毋憚其難而稍爲退步.一退步,便遠隔千山.
이로상사,무탄기난이초위퇴보.일퇴보,변원격천산.

 

욕정에 관한 일은 쉽게 얻을 수 있다지만 손톱끝만큼이라도 가까이 하지 말라.

한 번이라도 가까이 하면 만길 구렁으로 떨어지고 만다.

도리에 관한 일은 어렵다 하더라도 뒤로 물러서지 말라. 한 번 물러서면 천굽이의 산처럼 멀어진다.

41.

念頭濃者,自待厚,待人亦厚,處處皆濃.
염두농자,자대후,대인역후,처처개농.
念頭淡者,自待薄,待人亦薄,事事皆淡.
염두담자,자대박,대인역박,사사개담.
故君子居常嗜好,不可太濃艶,亦不可太枯寂.
고군자거상기호,불가태농염,역불가태고적.

 

생각이 많은 사람은 자신에게 뿐 아니라 남에게도 후하다.

마음이 척박한 사람은 자신에게 뿐  아니라 남에게도 척박하여 부딪치는 일마다 척박하다. 사람은 평상시의 기호를 너무 두텁게 해서도 안 되고 또한 너무 척박하게 해서도 안 된다.

42.

彼富我仁,彼爵我義.君子固不爲君相所牢籠.
피부아인,피작아의.군자고불위군상소뢰롱.
人定勝天,志一動氣.君子亦不受造物之陶鑄.
인정승천,지일동기.군자역불수조물지도주.

 

그가 부를 내세우면 나는 인으로 맞서고 그가 지위를 내세우면 나는 의로움으로 맞서라.

때문에  군자는 높은 지위에 농락되지 않는다.

 

사람이 힘을 모으면 하늘을 이기고 뜻을 하나로 모으면 기질도 바꿀 수 있다.

때문에 군자는 운명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43.

立身,不高一步位,如塵裡振衣  泥中濯足,如何超達?
입신,불고일보위,여진리진의  이중탁족,여하초달?
處世,不退一步處,如飛蛾投燈  저羊觸藩,如何安樂?
처세,불퇴일보처,여비아투등  저양촉번,여하안락?

 

뜻을 세우려면 남보다 한 걸음 높이 서라. 그렇지 않으면 마치 티끌 속에서 옷을 털고 진흙 속에서 발을 씻는 것과 같아 초탈할 수가 없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한 걸음 물러서라. 그렇지 않으면 마치 부나비가 촛불에 뛰어들고 숫양이 울타리에 부딪치는 것과 같아 안락함을 바랄 수가 없다.

44.

學者要收拾精神,倂歸一路.
학자요수습정신,병귀일로.
如修德而留意於事功名譽,必無實詣.讀書而寄興於吟영風雅,定不深心.
여수덕이유의어사공명예,필무실예.독서이기흥어음영풍아,정불심심.

 

배우는 사람은 정신을 가다듬어 한곳으로 집중해야 한다. 만일 덕을 닦으면서 뜻을 사업이나 명예에 둔다면 진리를 깨달을 수가 없고, 책을 읽으면서 풍류나 놀이에만 머문다면 결코 깊은 마음까지 다다를 수가 없다.

45.

進德修道,要個木石的念頭.若一有欣羨,便超欲境.
진덕수도,요개목석적염두.약일유흔선,변초욕경.
濟世經邦,要段雲水的趣味.若一有貪著,便墮危機.
제세경방,요단운수적취미.약일유탐저,변타위기.

 

도덕을 닦아 나갈 때는 마음을 목석같이 하라.

만일 한번 부러움을 일으키면 곧장 욕심으로 치닫게된다.

세상을 염려하고 나라를 다스리고 싶으면 물결이나 구름처럼 맑은 취미를 가지라.

만일 한 번 집착하게 되면 금방 위기에 떨어지게 된다.

46.

人人有個大慈悲,維摩屠회,無二心也.
인인유개대자비,유마도회,무이심야.

處處有種眞趣味,金屋茅회,非兩地也.

처처유종진취미,금옥모첨,비양지야.
只是欲蔽情封,當面錯過,使咫尺千里矣.
지시욕폐정봉,당면착과,사지척천리의.

 

사람마다 모두 자비심이 있어 유마(維魔)와 백정이 두 마음이 아니다.

어디에나 참 즐거움이 있어 대저택과 초가집이 다를 바 없다. 다만 욕심과 정 때문에 본성을 잃어 한 번 어긋나면 가늠할 수가 없다.

47.

吉人無論作用安詳,則夢寐神魂,無非和氣.
길인무론작용안상,즉몽매신혼,무비화기.
凶人無論行事狼戾,則聲音어語,渾是殺機.
흉인무론행사낭려,즉성음소어,혼시살기

 

착한 사람은 몸가짐이 편안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잠자는 동안의 영혼까지 온화함으로 충만되어 있다.

악한 사람은 행동이 사나운 것은 물론 목소리와 웃음 띤 말에서도 살기가 있다.

48.

肝受病,則目不能視.腎受病,則耳不能聽.
간수병,즉목불능시.신수병,즉이불능청.
病受於人所不見,必發於人所共見.
병수어인소불견,필발어인소공견.
故君子欲無得罪於昭昭,先無得罪於冥冥.
고군자욕무득죄어소소,선무득죄어명명.

 

간이 병들면 눈이 멀게 되고 콩팥이 병들면 귀를 듣지 못한다. 병은 사람이 볼 수 없는 데서 생긴 다음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사람이 밝게 보이는 곳에서 죄를 짓지 않으려면 먼저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부터 죄를 짓지 말라.

49.

福莫福於少事,禍莫禍於多心.
복막복어소사,화막화어다심.
唯苦事者,方知少事之爲福.唯平心者,始知多心之爲禍.
유고사자,방지소사지위복.유평심자,시지다심지위화.

 

복으로 치면 일 적은 것보다 더한 복이 없고 재앙으로 치면 마음 쓰는 일이 많은 것보다 더한 재앙은 없다.

 

오직 일에 시달려 본 사람만이 일 적은 것이 참으로 복됨임을 알고 마음이 화평한 사람만

이 마음 쓰는 일이 큰재앙임을 안다.

50.

處治世宜方.處亂世宜圓.處叔季之世,當方圓병用.
처치세의방.처난세의원.처숙계지세,당방원병용.
待善人宜寬.待惡人宜嚴.待庸衆之人,當寬嚴互存.
대선인의관.대악인의엄.대용중지인,당관엄호존.

 

 

태평한 세상살이는 몸가짐이 올바라야 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원만해야 하며, 말세에 다다라서는 올바름과  원만함을 아울러 가져야 한다.

 

착한 사람에게는 너그럽게 대하고 악한 사람에게는 엄하게 대하여야 하며 보통 사람에게는 너그러움 과 엄함을 함께 가져야 한다.

51.

我有功於人, 不可念,而過則不可不念.
아유공어인, 불가념,이과즉불가불념.
人有恩於我, 不可忘,而怨則不可不忘.
인유은어아, 불가망,이원즉불가불망.

 

내가 남에게 베푼 것은 새겨 두지 말고, 나의 잘못은 마음 깊이 새겨 두라. 남이

내게 베푼 것은 잊지 말고, 남에게 원망스러움이 있거든 잊어 버려라.

52.

施恩者,內不見己,外不見人,則斗粟可當萬鍾之惠.

시은자,내불견기,외불견인,즉두속가당만종지혜.

利物者,計己之施,責人之報,則百鎰難成一文之功.

이물자,계기지시,책인지보,즉백일난성일문지공.

 

은혜를 베푸는 사람이 안으로 자신을 의식하지 않고 밖으로 그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한 알의곡식도 만 섬의 은혜가 된다.

남을 이롭게 하는 사람이 자기가 베푼 은혜를 계산하고 보상을 바란다면 비록 천금의 많은 돈일지라도 한 푼의 공도 이룰 수가 없다.

53.

心地乾淨,方可讀書學古.不然,見一善行,竊以濟私,聞一善言,假以覆短.

심지건정,방가독서학고.불연,견일선행,절이제사,문일선언,가이복단.

是又藉寇兵而齎盜糧矣.

시우자구병이재도량의.

 

깨끗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야 옛것을 배울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 가지 선행을 보고 이것을 훔쳐 자기의 욕심을 채우게 되고, 한 마디 좋은 말을 들으면 그것을 빌어 자기의 잘못을 덮는 데 쓴다. 이것이야말로 적에게 무기를 빌려 주고 도둑에게 양식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

54.

 奢者,富而不足.何如儉者,貧而有餘.

사자,부이부족.하여검자,빈이유여.

能者,勞而府怨.何如拙者,逸而全眞.

능자,노이부원.하여졸자,일이전진.

 

사치한 사람은 아무리 부유해도 항상 부족하다. 어찌 검소한 사람의 가난 속의 여유와 같을 수 있으랴.

유능한 사람은 애써 일하면서도 원망을 불러들인다. 어찌 무능한 사람의 한가로움 속의 천진과 같을 수 있으랴.

55.

人之際遇,有齊有不齊,而能使己獨齊乎?

인지제우,유제유부제,이능사기독제호?

己之情理,有順有不順,而能使人皆順乎?

기지정리,유순유불순,이능사인개순호?

以此相觀對治,亦是一方便法門.

이차상관대치,역시일방편법문.

 

사람들은 제각기 모든 것을 갖출 수도 있고 갖추지 못할 수도 있다. 어찌 자기 혼자서만 갖출 수 있겠는가, 또 자기의 마음을 보더라도 순할 때가 있고 순하지 못할 때가 있다.

 

어찌 다른 사람을 모두 순하게 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균형을 잡아 가는 일도 세상을 사는 한 방법일 것이다.

56.

讀書,不見聖賢,爲鉛참傭.居官,不愛子民,爲衣冠盜.

독서,불견성현,위연참용.거관,불애자민,위의관도.

講學,不尙躬行,爲口頭禪.立業,不思種德,爲眼前花.

강학,불상궁행,위구두선.입업,불사종덕,위안전화.

 

독서 속에서 성현을 만나지 못한다면 지필(紙筆)의 노예에 불과하고, 공직에 있으면서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공직을 훔친 도둑에 불과하다.

 

학문을 가르치면서 몸소 실천하지 않는다면 입으로만 선(禪)을 하는 것이며 큰 사업을 세우고서도 은덕에 인색한 것은 눈앞에 핀 한때의 꽃에 지나지 않는다.

57.

人心有一部眞文章,都被殘編斷簡封錮了.

인심유일부진문장,도피잔편단간봉고료.

有一部眞鼓吹,都被妖歌艶舞湮沒了.

유일부진고취,도피요가염무인몰료.

學者須掃除外物,直覓本來,재有個眞受用.

학자수소제외물,직멱본래,재유개진수용.

 

사람마다 마음 속에 한 권의 참문장이 있지마 낡은 책속의 하찮은 말 때문에 모두가 막혀 있다. 사람마다 마음 속에 한가락의 참된 음악이 있지만 세상의 난삽한 가무 때문에 모두가 막혀 있다

배우는 사람은 모름지기 하찮은 외물을 쓸어 버리고 본래부터 있는 그 마음을 찾아야 비로소 참보람이 있다.

58.

苦心中,常得悅心之趣.得意時,便生失意之悲.

고심중,상득열심지취.득의시,변생실의지비.

 

괴로움 속에서 항상 마음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멋을 얻으라. 득의 만면할 때에 갑자기 실의의 슬픔이 잉태된다.

59.

富貴名譽,自道德來者,如山林中花,自是舒徐繁衍.

부귀명예,자도덕래자,여산림중화,자시서서번연.

自功業來者,如盆檻中花,便有遷徙廢興.

자공업래자,여분함중화,변유천사폐흥.

若以權力得者,如甁鉢中花,其根不植,其萎可立而待矣.

약이권력득자,여병발중화,기근불식,기위가립이대의.

 

부귀와 명예가 도덕에서 출발한 것이면 숲속의 꽃처럼 그 뿌리와 잎이 자연히 자랄 것이며, 공로에서 출발한 것이면 화분 속의 꽃처럼 자주 자리를 옮겨 흥망이 있다.

 

또 권력에서 출발한 것이면 그것은 화병 속의 꽃처럼 뿌리를 심지 않은 탓으로 금방 시들어 버린다.

60.

春至時和,花尙鋪一段好色,鳥且전幾句好音.

춘지시화,화상포일단호색,조차전기구호음.

士君子,幸列頭角,復遇溫飽,

사군자,행렬두각,부우온포,

不思立好言行好事,雖是在世百年,恰似未生一日.

불사입호언행호사,수시재세백년,흡사미생일일.

 

봄이 되어 화창한 날씨면 꽃들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새들은 고운 노래를 지저귄다.

사람이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어 부유하게 살더라도 좋은 말과 좋은 일을 행하지 않으면 백년을 살아도 하루를 살지 않음과 같다.

61.

學者要有段兢業的心思,又要有段瀟灑的趣味.

학자요유단긍업적심사,우요유단소쇄적취미.

若一味斂束淸苦,是有秋殺無春生,何以發育萬物?

약일미렴속청고,시유추살무춘생,하이발육만물?

 

학문을 하는 사람은 항상 조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하고 한편으로는 활달한 멋을 지녀야 한다.

몸가짐을 너무 엄하게 하여 지나치게 결백하기만 하면 그것은 쌀쌀한 가을의 냉기만 돌 뿐 따뜻한 봄기운이 없어 만물을 자라게 할 수가 없다.

62.

眞廉,無廉名.立名者,正所以爲貪.

진렴,무염명.입명자,정소이위탐.

大巧,無巧術.用術者,乃所以爲拙.

대교,무교술.용술자,내소이위졸.

 

참된 청렴은 청렴이라는 이름이 없고, 명성을 얻으려는 것은 바로 탐욕이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큰 재주는 별다른 교묘한 재주가 없다.

잔재주를 부리는 것은 그 만큼 졸렬하기 때문이다.

63.

名根未拔者,縱輕千乘 甘一瓢,總墮塵情.

명근미발자,종경천승 감일표,총타진정.

客氣未融者,雖澤四海 利萬世,終爲剩技.

객기미융자,수택사해 이만세,종위잉기.

 

명리를 탐하는 생각이 뿌리 뽑히지 않은 사람은 비록 천승(千乘)의 부를 가볍게 여기고 한 표주박의 물을 달 게 마실지라도 사실은 세속의 욕망에 머물러 있다. 쓸모없는 용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사람은 비록 은덕을 사방에 널리 베풀고 이익을 오랫동안 끼칠지라도 드디어는 쓸모없는 재주에 그치고 만다.

64. 

기器,以滿覆.撲滿,以空全.

기기,이만복.박만,이공전.

故君子寧居無,不居有.寧處缺,不處完.

고군자녕거무,불거유.영처결,불처완.

 

 

의기는 가득 차면 엎질러지고 박만은 텅 비어져야 온전하다. 그러므로 군자는 차라리 무의 경지에 살지언정 유의 경지에 살지 않는다. 차라리 모자라는 곳에 머물지언정 가득 찬 곳에 머물지 않는다.

65.

心體光明,暗室中,有靑天.

심체광명,암실중,유청천.

念頭暗昧,白日下,生려鬼.

염두암매,백일하,생려귀.

 

마음의 바탕이 밝으면 어두운 방에서도 밝은 빛을 볼 수 있고 생각이 어두우면 환한 햇빛 속에서도 악마를 만나게 된다.

66.

人知名位爲樂,不知無名無位之樂爲最眞.

인지명위위락,부지무명무위지락위최진.

人知饑寒爲憂,不知不饑不寒之憂爲更甚.

인지기한위우,부지부기불한지우위갱심.

 

사람들은 명성과 높은 지위만을 즐거움인 줄 알지만 이름 없고 지위 없는 즐거움이 보다 더 큰 즐거움인지를 모른다.

 

사람들은 굶주리고 추운 것만이 근심인 줄 알지만 굶주리지 않고 춥지 않은 근심이 보다 더한 근심인 줄은 모른다.

 

67.

爲惡而畏人知,惡中猶有善路.

위악이외인지,악중유유선로.

爲善而急人知,善處卽是惡根.

위선이급인지,선처즉시악근.

 

악한 일을 하고 나서 남이 알까 봐 두려움을 갖는 것은 아직도 그 악 가운데 선을 향하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선한 일을 하고 나서 사람들이 알아 주기를 서두르는 것은 아직도 그 선 속에 악의 뿌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68.

天地機緘,不測.抑而伸,伸而抑.

천지기함,불측.억이신,신이억.

皆是播弄英雄 顚倒豪傑處.

개시파롱영웅 전도호걸처.

君子只是逆來順受 居安思危,天亦無所用其伎倆矣.

군자지시역래순수 거안사위,천역무소용기기량의.

 

하늘의 기밀은 아무도 측량하지 못한다. 눌렀다가는 펴고, 폈다가는 다시 누른다. 이것은 영웅을 조롱하고 호걸들을 뒤엎어 놓는다.

 

그러나 군자는 천운이 역으로 와도 순리로 받아들이고 평온함 속에서 위태로움을 생각하기 때문에 하늘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69.

燥性者,火熾,遇物則焚.寡恩者,氷淸,逢物必殺.

조성자,화치,우물즉분.과은자,빙청,봉물필살.

凝滯固執者,如死水腐木,生機已絶.俱難建功業而延福祉.

응체고집자,여사수부목,생기이절.구난건공업이연복지.

 

성질이 조급한 사람은 타는 불길과 같아서 보는 것마다 태워 버린다.

은혜롭지 못한 사람은 얼음과 같이 차가워서 닥치는 대로 얼려 죽인다.

 

기질이 따분하고 고집 센 사람은 괴어 있는 물이나 썩은 나무토막 같아 생기가 없다.

이런 사람들은 공업을 세우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축복 또한 길지 못하다.

70.

福不可요.養喜神,以爲召福之本而已.禍不可避.

복불가요.양희신,이위소복지본이이.화불가피.

去殺機,以爲遠禍之方而已.

거살기,이위원화지방이이.

 

행복은 억지로 구할 수가 없다. 스스로 즐거운 마음을 길러서 행복을 부르는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

불행은 마음대로 피할 수가 없다.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없이하여 불행을 멀리하는 방법으로 삼아야 한다.

071.

十語九中,未必稱奇.一語不中,則愆尤騈集.

십어구중,미필칭기.일어부중,즉건우병집.

十謀九成,未必歸功.一謀不成,則자議叢興.

십모구성,미필귀공.일모불성,즉자의총흥.

君子所以寧默 毋躁,寧拙 毋巧.

군자소이녕묵 무조,영졸 무교.

 

열 마디 말 중에 아홉 마디가 맞아도 대단하다 칭찬하지 않으면서 단 한 마디가 잘못 되면 비난의 목소리가 사방에 가득 찬다.

열 가지 계획 중에서 아홉 가지가 이루어져도 훈공하려 하지 않으면서 한 가지만 실패해도 비난하는 목소리가 사방에 가득 찬다.

군자가 차라리 침묵할지언정 떠들지 않으며 모르는 척할지언정 아는 체하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72.

天地之氣,暖則生,寒則殺.故性氣淸冷者,受享亦凉薄.

천지지기,난칙생,한칙살.고성기청랭자,수향역량박.

唯和氣熱心之人,其福亦厚,其澤亦長.

유화기열심지인,기복역후,기택역장.

 

천지의 기운이 따뜻하면 만물은 자라나고 추우면 시들어 죽는다. 그러므로 성질이 차가운 사람은 받아서 누릴 복도 참으로 박하다.

오직 화기있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야 받아서 누릴 수 있는 복 또한 두텁고 오래간다.

73.

天理路上,甚寬.稍游心,胸中便覺廣大宏朗.

천리노상,심관.초유심,흉중변각광대굉랑.

人欲路上,甚窄.재寄迹,眼前俱是荊棘泥塗.

인욕노상,심착.재기적,안전구시형극니도.

 

하늘의 도를 아는 것은 너무나 넓고 커서 거기에 조금만 마음을 두면 가슴 속이 확 트이고 밝아진다. 욕망의 길은 한없이 좁아, 거기에 조금이라도 발을 들여놓으면 눈앞엔 모두 가시덤불과 진흙탕뿐이다.

74.

一苦一樂,相磨練,練極而成福者,其福始久.

일고일락,상마련,연극이성복자,기복시구.

一疑一信,相參勘,勘極而成知者,其知始眞.

일의일신,상참감,감극이성지자,기지시진.

 

괴로움과 즐거움을 고루 겪은 다음에 얻은 행복은 오래간다. 의문과 믿음을 고루 겪은 다음에 얻은 지식은 참된 것이다.

75. 

心不可不虛.虛則義理來居.

심불가불허.허칙의리래거.

心不可不實.實則物欲不入.

심불가불실.실칙물욕불입.

 

마음을 항상 비워 두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을 비워 두어야 정의와 진리가 그곳에 와서 산다.

마음은 항상 채워 두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이 충만해 있으면 물욕이란 들어올 수가 없다.

76.

地之穢者,多生物.水之淸者,常無魚.

지지예자,다생물.수지청자,상무어.

故君子當存含垢納汚之量,不可持好潔獨行之操.

고군자당존함구납오지량,불가지호결독행지조.

 

더러운 땅에서는 초목이 무성하지만 물이 너무 맑으면 항상 고기가 모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때묻고 더러운 것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고 홀로 결백함을 좋아하고 행하려 할 뜻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

77.

泛駕之馬,可就驅馳.躍冶之金,終歸型範.

범가지마,가취구치.약야지금,종귀형범.

只一優游不振,便終身無個進步.

지일우유부진,변종신무개진보.

白沙云,"爲人多病未足羞,一生無病是吾憂",眞確論也.

백사운,"위인다병미족수,일생무병시오우",진확론야.

 

수레를 뒤엎는 사나운 말도 길들이면 부릴 수가 있고 다루기 힘든 쇳덩이도 잘 다루면 좋은 기물이된다. 사람이 하는 일 없이 놀기만 하고 노력이 없으면 평생 동안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진백사가 말하기를 '사람으로 병 많은 것은 부끄러울 것 없지만 평생토록 마음의 병 없는 것이 근심이라' 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78.

人只一念貪私,便銷剛爲柔,塞智爲昏,

인지일념탐사,변소강위유,색지위혼,

變恩爲慘,染潔爲汚,壞了一生人品.

변은위참,염결위오,괴료일생인품.

故古人以不貪爲寶,所以度越一世.

고고인이불탐위보,소이도월일세.

 

사람이 오직 한 마음으로 이기에만 빠져들다 보면 강직한 기질도 마모되어 유악해지고 지혜가 막혀 어두워질 뿐만 아니라 인자한 마음마저 혹독해지고 또 결백한 뜻도 더러워져 일생의 인품을 깨뜨리게 된다 옛사람이 탐욕하지 않음을 귀하게 여긴 까닭은, 그것으로 일세를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79.

耳目見聞爲外賊,情欲意識爲內賊.

이목견문위외적,정욕의식위내적.

只是主人翁,惺惺不昧,獨坐中堂,賊便化爲家人矣.

지시주인옹,성성불매,독좌중당,적변화위가인의.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것은 바깥 도둑이지만 정욕의 의식은 내면의 도둑이다. 주인되는 마음이 맑게 깨어서 방 안에 의젓이 앉아 있으면 도둑들은 곧 하인이 되어 한 집안 식구가 된다.

80.

圖未就之功,不如保已成之業.

도미취지공,불여보이성지업.

悔已往之失,不如防將來之非.

회이왕지실,불여방장래지비.

 

아직 이루지 못한 일을 꾀하기보다 이미 이루어 놓은 일을 잘 보전하라.

지나간 과실을 뉘우치는 것으로 다가올 잘못을 경계하라.

81.

氣象要高曠,而不可疎狂.心思要縝密,而不可쇄屑.

기상요고광,이불가소광.심사요진밀,이불가쇄설.

趣味要충淡,而不可偏枯.操守要嚴明,而不可激烈.

취미요충담,이불가편고.조수요엄명,이불가격렬.

 

사람의 기상은 높을수록 좋지만 소홀해서는 안 되고, 마음은 빈 틈이 없어야 하지만 자질구레해서는 안 된다.

취미는 깨끗한 것이 좋지만 지나쳐서는 안 되고, 지조는 엄정하게  지켜야 하지만 과격해서는 안된다.

82.

風來疎竹,風過而竹不留聲.雁度寒潭,雁去而潭不留影.

풍래소죽,풍과이죽불류성.안도한담,안거이담불류영.

故君子,事來而心始現,事去而心隨空.

고군자,사래이심시현,사거이심수공.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 와도 바람이 지나가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을지나가도 기러기가 지나가고 나면 그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일이 생기면 비로소 마음이 나타나고 일이 지나고 나면 마음도 따라서 비워진다.

83.

淸能有容,仁能善斷,明不傷察,直不過矯,

청능유용,인능선단,명불상찰,직불과교,

是謂 "蜜餞不甛,海味不함",재是懿德.

시위 "밀전불첨,해미불함",재시의덕.

 

청렴 결백하면서도 너그럽고 어질면서도 결단력이 있으며 총명하면서도 지나치게 살피지 않고 강직하면서도 바른 것에만 치우치지 않는다면 이야말로 꿀을 발라도 달지 않고 바다 고기라도 짜지 않은것과 같다. 이것이 곧 아름다운 덕이다.

84.

貧家淨拂地,貧女淨梳頭,景色雖不艶麗,氣度自是風雅.

빈가정불지,빈녀정소두,경색수불염려,기도자시풍아.

士君子一當窮愁寥落,奈何輒自廢弛裁.

사군자일당궁수요락,내하첩자폐이재.

 

가난한 집도 깨끗이 청소하고, 가난한 집 여자라도 단정하게 빗질을 하면 그 모습이 비록 아름답지는 못하더라도 그 기품은 저절로 풍겨난다. 사람이 한때 곤궁하고 영락했다 하여 어찌 스스로를 게을리하여 버릴까보냐.

85.

閑中不放過,忙處有受用.靜中不落空,動處有受用.

한중불방과,망처유수용.정중불락공,동처유수용.

暗中不欺恩,明處有受用.

암중불기은,명처유수용.

 

한가한 때에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바쁜 때에 쓸모가 있고, 조용한 때에 마음을 놓아 버리지 않으면 활동할 때에 쓸모가 있으며 어두운 속에서 속이고 숨기는 일이 없으면 밝은 곳에서 그 보람을 누릴 수 있다.

86.

念頭起處,재覺向欲路上去,便挽從理路上來.

염두기처,재각향욕로상거,변만종리노상래.

一起便覺,一覺便轉.

일기변각,일각변전.

此是轉禍爲福 起死回生的關頭,切莫輕易放過.

차시전화위복 기사회생적관두,절막경이방과.

 

한 순간의 생각이 사욕의 길로 나아감을 깨닫게 되면 곧 되돌려 도리의 길로 나가게 하라. 생각이 나면 곧 깨닫고 깨달으면 재빨리 돌이키게 하라. 이것이야말로 불행을 행복으로 만들고 죽음에서 삶으로 되돌아오는 계기가 된다. 참으로 안이하게 방심하지 말라.

87.

靜中念慮澄徹,見心之眞體.

정중념려징철,견심지진체.

閑中氣象從容,識心之眞機.

한중기상종용,식심지진기.

淡中意趣충夷,得心之眞味.觀心證道,無如此三者.

담중의취충이,득심지진미.관심증도,무여차삼자.

 

고요한 가운데 생각이 맑고 투철하면 마음의 참바탕을 볼 수 있고 한가로움 속에서 기상이 조용하면 마음의 참기틀을 알 수 있으며 담백함 속에서 마음의 뜻이 평온하면 마음의  참맛을 얻을 수 있다. 마음을 보며 도를 체험하는 데는 이 세가지의 방법이 으뜸이다.

88.

靜中靜非眞靜.動處靜得來,재是性天之眞境.

정중정비진정.동처정득래,재시성천지진경.

樂處樂非眞樂.苦中樂得來,재見以體之眞機.

낙처락비진락.고중락득래,재견이체지진기.

 

고요한 곳에서 고요함을 지키는 것은 참다운 고요함이 아니다. 소란함 속에서 고요함을 지켜야만 마음의 참다운 경지에 이를 수가 있다. 즐거움 가운데에 즐거움을 지니는 것은 참다운 즐거움이 아니다. 괴로움 가운데서 즐거운 마음을 얻어야만 마음의 참된 쓰임새를 볼 수 있다.

89.

舍己,毋處其疑.處其疑,卽所舍之志多愧矣.

사기,무처기의.처기의,즉소사지지다괴의.

施人,毋責其報.責其報,倂所施之心俱非矣.

시인,무책기보.책기보,병소시지심구비의.

 

어떤 일에 스스로를 바쳐 일하기로 했다면 다시는 그 일을 의심하지 말라. 의심하게 되면 스스로가 결심한 자기 의지에 부끄러움을 주게 된다.

남에게 무언가를 베풀었다면 그에 대한 보답을 바라지 말라. 만약 보답을 바란다면 베풀었던 마음마저 헛되게 된다.

90.

天薄我以福,吾厚吾德,以아之.

천박아이복,오후오덕,이아지.

天勞我以形,吾逸吾心,以補之.

천노아이형,오일오심,이보지.

天액我以遇,吾亨吾道,以通之.天且我奈何哉.

천액아이우,오형오도,이통지.천차아내하재.

 

하늘이 나를 업신여긴다면 나는 스스로의 덕을 두텁게 하여 이를 맞이할 것이고, 하늘이 나를 수고롭게 한다면 나는 스스로의 마음을 편하게 하여 이를 도울 것이며,

하늘이 나를 곤궁하게 한다면 나는 스스로의 도를 형통케 하여 그 길을 열 것이다. 하늘인들 나를 더 어떻게 하랴.

91.

貞士無心요福,天卽就無心處유其衷.

정사무심요복,천즉취무심처유기충.

성人著意避禍,天卽就著意中奪其魄.

섬인저의피화,천즉취저의중탈기백.

可見天之機權最神.人之智巧何益.

가견천지기권최신.인지지교하익.

 

뜻이 곧은 선비는 애써 복을 구하지 않아도 하늘은 그 구하지 않는 자리로 나아가서 그 마음을 열어 준다. 음흉한 사람은 불행을 피하려고 애쓰지만 하늘은 그 애쓰는 속으로 찾아가 그 넋을 빼앗는다. 보라, 하늘의 힘이란 얼마나 놀라운가! 인간의 지혜와 잔재주가 무슨 소용 있으랴.

92.

聲妓,晩景從良,一世之연花無碍.

성기,만경종량,일세지연화무애.

貞婦,白頭失守,半生之情苦俱非.

정부,백두실수,반생지정고구비.

語云,"看人只看後半截",眞名言也.

어운,"간인지간후반절",진명언야.

 

기생도 만년에 한 남편을 따르면 한때의 화장기도 거리낌이 없고, 정숙한 여자라도 만년에 정조를 잃으면 반평생의 절개가 수포로 돌아간다. 속담에 이르기를 사람을 보려면 그 후반을 보라고 했으니 참으로 옳은 말이다.

93.

平民肯種德施惠,便是無位的公相.

평민긍종덕시혜,변시무위적공상.

士夫徒貪權市寵,竟成有爵的乞人.

사부도탐권시총,경성유작적걸인.

 

평민이라도 즐겨 덕을 심고 은혜를 베풀면 지위 없는 재상이 되고, 고관 대작도 권세에 탐닉하고 은총을 판다면 지위 있는 거지가 된다.

94. 

問祖宗之德澤! 吾身所享者是,當念其積累之難.

문조종지덕택! 오신소향자시,당염기적루지난.

問子孫之福祉! 吾身所貽者是,要思其傾覆之易.

문자손지복지! 오신소이자시,요사기경복지이.

 

조상이 남겨 준 은혜를 생각하라. 그것은 지금 내가 살아 있어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니,

그 쌓기 위해 어려웠음을 명심하라. 자식이 받아 누릴 복을 생각하라. 그것은 내가 지금 물려 주는 것이 그것이니 그 기울어지기 쉬움을 염려하라.

95.

君子而詐善,無異小人之肆惡.

군자이사선,무리소인지사악.

君子而改節,不及小人之自新.

군자이개절,불급소인지자신.

 

군자로서 위선된 것은 소인이 악을 거침없이 하는 것과 똑같다. 군자로서 지조를 꺾는다는 것은 소인이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에도 미치지 못한다.

96.

家人有過,不宜暴怒,不宜輕棄.

가인유과,불의폭로,불의경기.

此事難言,借他事隱諷之.今日不悟,俟來日再警之.

차사난언,차타사은풍지.금일불오,사내일재경지.

如春風解凍,如和氣消氷,재是家庭的型範.

여춘풍해동,여화기소빙,재시가정적형범.

 

가족 중에 잘못이 있으면 크게 화내지도 말고 가볍게 스치지도 말라. 잘못을 탓하기가 어렵다면 다른 일을 빌어 넌지시 깨닫게 하라. 오늘 깨닫지 못하면 다시 내일을 기다려 훈계하라. 봄바람이 언 땅을 녹이고 온화함이 얼음장을 녹이듯 하라. 그것이 가정의 규범이 된다.

97.

此心常看得圓滿,天下自無缺陷之世界.

차심상간득원만,천하자무결함지세계.

此心常放得寬平,天下自無險側之人情.

차심상방득관평,천하자무험측지인정.

 

내 마음을 살펴 항상 원만하게 한다면 세상은 한점 결함이 없는 세계가 될 것이며 내 마음을 열어 놓아 항상 너그럽게 한다면 세상에 험악한 인정이란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98.

澹泊之士必爲濃艶者所疑.檢飭之人多爲放肆者所忌.

담박지사필위농염자소의.검칙지인다위방사자소기.

君子處此,固不可少變其操履,亦不可太露其鋒芒.

군자처차,고불가소변기조리,역불가태로기봉망.

 

마음이 청렴한 사람은 반드시 사치한 자의 의심을 받고 엄격한 사람은 흔히 방종한 자의 미움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군자는 그런 경우에 일말의 지조도 변함이 없어야 하고 또 지나치게 엄격함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99.

居逆境中,周身皆鍼폄藥石,砥節礪行而不覺.

거역경중,주신개침폄약석,지절려행이불각.

處順境內,眼前盡兵刃戈矛,銷膏磨骨而不知.

처순경내,안전진병인과모,소고마골이부지.

 

역경에 처해 있을 때는 주위가 모두 침과 약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절조와 행실을 닦게 된다. 모든 일이 순조로울 때는 눈앞이 모두 칼과 창이어서 살을 에이고 뼈를 깎아도 깨닫지 못한다.

100.

生長富貴叢中的,嗜欲如猛火,權勢似烈焰.

생장부귀총중적,기욕여맹화,권세사열염.

若不帶些淸冷氣味,其火焰不至焚人,必將自삭矣.

약불대사청랭기미,기화염부지분인,필장자삭의.

 

부귀한 집에서 성장한 사람은 그 욕심이 사나운 불길 같고 권세가 날카로운 불꽃과 같다.

만약 조금이라도 맑고 신선한 기운을 지니지 않는다면, 그 불길이 남을 태우지는 못하더라도 반드시 그 자신을 태워 버리고 말 것이다.

101. 

人心一眞,便霜可飛 城可隕 金石可貫.

인심일진,변상가비 성가운 금석가관.

若僞妄之人,形骸徒具,眞宰已亡,

약위망지인,형해도구,진재이망,

對人則面目可憎,獨居則形影自괴.

대인칙면목가증,독거칙형영자괴.

 

사람의 참된 일념은 여름에도 서리를 내리게 할 수 있고, 울음으로 성곽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쇠붙이와 돌도 뚫을 수가 있다. 거짓된 사람은 그 모양만 갖추었을 뿐 참사람은 이미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사람을 대할 때에는 얼굴도 흉하게 보이고 혼자 있을 때는 스스로의 몸과 그림자에 스스로가 부끄러워한다.

102.

文章做到極處,無有他奇,只是恰好.

문장주도극처,무유타기,지시흡호.

人品做到極處,無有他異,只是本然.

인품주도극처,무유타이,지시본연.

 

 

문장을 공부하여 극진한 경지에 다다르면 별달리 기이한 것이 없고 알맞을 뿐이다. 인격을 연마하여 극진한 경지에 다다르면 별달이 뛰어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본연 그대로일 뿐이다.

103. 

以幻迹言,無論功名富貴,卽肢體亦屬委形.

이환적언,무론공명부귀,즉지체역속위형.

以眞境言,無論父母兄弟,卽萬物皆吾一體.

이진경언,무론부모형제,즉만물개오일체.

人能看得破 認得眞,새可任天下之負擔,亦可脫世間之강鎖.

인능간득파 인득진,재가임천하지부담,역가탈세간지강쇄.

 

세상의 모든 것을 허상으로 본다면 부귀 공명은 물론 내 육신까지도 잠시 빌린 것에 불과하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실상으로 본다면 부모 형제는 물론 세상 만물이 나와 한몸이 아닌 것이 없다. 모쪼록 사람들이 이 세계가 허상임을 알아차리고 만물이 나와 한몸임을 깨닫는다면 비로소 세상의 짐을 맡아 이끌어 나갈 수가 있고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104.

不責人小過.不發人陰私.不念人舊惡.

불책인소과.불발인음사.불염인구악.

三者可以養德,亦可以遠害.

삼자가이양덕,역가이원해.

 

남의 작은 허물을 꾸짖지 말고 남의 비밀을 들추어내지 말며 남의 지나간 과오를 마음에 두지 말라. 이 세 가지를 명심하면 스스로의 덕을 기를 수 있으며 또한 해를 멀리할 수 있다.

105.  

爽口之味,皆爛腸腐骨之藥.五分便無殃.

상구지미,개란장부골지약.오분변무앙.

快心之事,悉敗身喪德之媒.五分便無悔.

쾌심지사,실패신상덕지매.오분변무회.

 

입을 즐겁게 하는 음식은 모두가 장을 상하게 하고 뼈를 썩게 하는 독약과 같다. 많이 먹지 말고 절반쯤에서 그쳐야 화를 면한다.

마음을 즐겁게 하는 쾌락은 모두가 몸을 망치고 덕을 잃게 하는 매개물이다. 깊이 탐닉하지 말고 절반쯤에서 그쳐야 뉘우침이 없다.

106.

士君子持身不可輕.輕則物能撓我,而無悠閑鎭定之趣.

사군자지신불가경.경칙물능요아,이무유한진정지취.

用意不可重.重則我爲物泥,而無蕭灑活潑之機.

용의불가중.중칙아위물니,이무소쇄활발지기.

 

군자의 몸가짐을 가볍게 말라. 가볍게 하면 사물에 마음을 주게 되어 여유있고 침착함을 잃게 된다. 또 마음가짐을 무겁게 하지 말라. 너무 무거우면 마음 속의 사물에 얽매여 시원스럽고 활달함을 잃게 된다.

107.

天地有萬古,此身不再得.人生只百年,此日最易過.

천지유만고,차신불재득.인생지백년,차일최이과.

幸生其間者 不可不知有生之樂,亦不可不懷虛生之憂.

행생기간자 불가불지유생지락,역불가불회허생지우.

 

천지는 변함이 없지만 내 몸은 두 번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 인생은 다만 백년의 세월, 그 나날은 쉽게 지나가 버린다. 다행히도 그 사이에 태어난 내 몸이 살아 있는 즐거움을 깨달아야 할 것이며 또한 헛된 삶에 대한 근심을 어찌 생각 안 할 수 있으랴.

108.

怨因德彰.故使人德我,不若德怨之兩忘.

원인덕창.고사인덕아,불약덕원지양망.

仇因恩立.故使人知恩,不若恩仇之俱泯.

구인은립.고사인지은,불약은구지구민.

 

원한은 덕으로부터 나타난다. 그러므로 사람들로 하여금 내게 덕이 있다고 여기게 하기보다는 차라리 덕과 원한을 모두 잊게 하는 것이 낫다.

원수는 은혜로부터 나타난다. 그러므로 사람들로 하여금 나의 은혜를 알게 하기보다는 차라리 은혜와 원한을 모두 없애 버리는 것이 낫다.

109. 

老來疾病,都是壯時招的.衰後罪얼,都是盛時作的.

노래질병,도시장시초적.쇠후죄얼,도시성시작적.

故持盈履滿,君子尤兢兢焉.

고지영리만,군자우긍긍언.

 

늙어서 생기는 병은 모두가 젊었을 때 불러들인 것이며 쇠퇴한 뒤의 불행은 모두가 번성할 때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가장 번성할 때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110.

市私恩,不如扶公議.結新知,不如敦舊好.

시사은,불여부공의.결신지,불여돈구호.

立榮名,不如種隱德.尙奇節,不如謹庸行.

입영명,불여종은덕.상기절,불여근용행.

 

사사로이 은혜를 주고받음은 공의를 위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은 옛친구

와의 정의를 두텁게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유명한 명성을 세우기 보다는 숨은 공덕을

심는 것이 낫고 어려운 절의를 따르기 보다는 평소의 행동을 삼가는 것이 낫다.

111.

公平正論,不可犯手.一犯則貽羞萬世.

공평정론,불가범수.일범칙이수만세.

權門私竇,不可著脚.一著則點汚終身.

권문사두,불가저각.일저칙점오종신.

 

공평한 의견과 논의를 반대하지 말라. 한번 범하면 후세토록 수치를 남긴다. 권력과 사리 사욕에 발붙이지 말라. 한번 발붙이면 평생토록 오점이 된다.

112.

曲意而使人喜,不若直躬而使人忌.

곡의이사인희,불약직궁이사인기.

無善而致人譽,不若無惡而致人毁.

무선이치인예,불약무악이치인훼.

 

뜻을 굽혀 사람들의 환심을 얻기보다는 자신을 곧게 지켜 사람들의 미움을 받는게 차라리 낫다. 선행이 없으면서 남의 칭찬을 받기보다는 나쁜 일을 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조롱을 받는게 차라리 낫다.

113.

處父兄骨肉之變,宜從容不宜激烈.

처부형골육지변,의종용불의격렬.

遇朋友交遊之失,宜凱切不宜優游.

우붕우교유지실,의개절불의우유.

 

부모 형제의 변을 당하게 되면 가급적 침착하고 과격하지 말라. 친구의 잘못을 보면 마땅히 충고할 것을 주저하지 말라.

114.

小處不渗漏.暗中不欺隱.

소처불삼루.암중불기은.

末路不怠荒.재是個眞正英雄.

말로불태황.재시개진정영웅.

 

작은 일을 소홀히 하지 말고 비밀스런 곳에 속이고 숨기지 않으며 실패한 경우에도 자포자기하지 않는 사람이 진정한 대장부다.

115.

千金難結一時之歡,一飯竟致終身感.

천금난결일시지환,일반경치종신감.

蓋愛重反爲仇,薄極번成喜也.

개애중반위구,박극번성희야.

 

천금으로도 한때의 환심을 사기가 어렵고 한 그릇의 밥으로도 평생의 은혜를 만든다.

대개 사랑이 지나치면 은혜가 오히려 원수로 바뀌고, 괴로움이 지극하면 박대한 것도 오히려 기쁨이 된다.

116.

藏巧於拙.用晦而明.寓濟于濁.

장교어졸.용회이명.우제우탁.

以屈爲伸.眞涉世之一壺,藏身之三窟也.

이굴위신.진섭세지일호,장신지삼굴야

 

뛰어난 재주는 어리석음으로 감추고, 지혜는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명찰함을 잃지 않으며, 청렴은 오히려 혼탁속에 깃들게 하고 굽힘으로써 몸을 펴는 것, 이것이야 말로 세상을 건너는 구조선이며 몸을 보호하는 안전 지대가 된다.

117.

衰颯的景象,就在盛滿中.發生的機緘,卽在零落內.

쇠삽적경상,취재성만중.발생적기함,즉재영락내.

故君子居安 宜操一心以慮憂,處變當堅百忍以圖成.

고군자거안 의조일심이려우,처변당견백인이도성.

 

쇄퇴해 가는 모습은 충만함 속에 있고 생동하는 움직임은 스러지는 가운데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편안할 때에 참마음으로 뒷일을 염려해야 하고 그리고 백번을 참고 견디어 성공을 도모해야 한다.

118. 

驚奇喜異者,無遠大之識.

경기희이자,무원대지식.

苦節獨行者,非恒久之操.

고절독행자,비항구지조.

 

진기한 것을 보며 놀라워하고 이상한 것을 즐기는 사람은 원대한 식견이 없다. 지조를 지키기 위해 세상과 맞서 혼자 행하는 것은 영원한 지조가 될 수 없다.

119.

毋偏信而爲奸所欺.毋自任而爲氣所使.

무편신이위간소기.무자임이위기소사.

毋以己之長而形人之短.毋因己之拙而忌人之能.

무이기지장이형인지단.무인기지졸이기인지능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간사한 사람에게 속지 말 것이며 제힘만을 너무 믿고 객기 부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 자신의 장점만으로 남의 단점을 드러내지 말 것이며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에 남의 유능함을 시기하지 말라.

120.

當怒火慾水正騰沸處,明明知得,又明明犯著.

당노화욕수정등비처,명명지득,우명명범저.

知的是誰? 犯的又是誰?

지적시수? 범적우시수?

此處能猛然轉念,邪魔便爲眞君矣.

차처능맹연전념,사마변위진군의

 

분노의 불길과 욕망의 물결이 마침내 끓어오르려 할 순간을 당한다면, 그 누구라도 이를 알고 있으며 또 알고 있으면서도 범하고 만다. 아는 것은 누구이며 범하는 것은 또 누구인가? 그 순간을 당하여 대답하게 생각을 바꾸면 악마도 문득 변하여 참마음이 된다.

 

121.

人之短處,要曲爲彌縫.如暴而揚之,是以短攻短.

인지단처,요곡위미봉.여폭이양지,시이단공단.

人有頑的,要善爲化誨.如忿而疾之,是以頑濟頑.

인유완적,요선위화회.여분이질지,시이완제완

 

남의 단점은 덮어 줘야 한다. 만약 들추어 내어 다른 사람에게 알린다면 이것은 단점으로써 단점을 공격하는 것에 불과하다. 사람에게 완고함이 있다면 타일러서 일깨워 줘야 한다. 만약 성을 내서 그를 미워한다면 이것은 완고함을 가지고 완고함을 구제하는 것에 불과하다.

122. 

遇沈沈不語之士,且莫輸心.見행행自好之人,應須防口.

우침침불어지사,차막수심.견행행자호지인,응수방구.

 

음침하게 말이 없는 사람을 만나면 아직 마음을 털어 놓고 말하지 말라. 화를 잘내며 스스로 잘난 체하는 사람을 만나면 차라리 입을 다물어 버리라.

123. 

念頭昏散處,要知提醒.念頭喫緊時,要知放下.

염두혼산처,요지제성.염두끽긴시,요지방하.

不然,恐去昏昏之病,又來憧憧之擾矣.

불연,공거혼혼지병,우래동동지요의.

 

마음이 어둡고 어지러울 때는 가다듬을 줄 알아야 하고 마음이 긴장되어 굳어졌을 때는 풀어 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두운 마음을 가다듬어 놓더라도 다시 마음이 흔들리는 혼란을 맞이할까 두렵다.

124.

霽日靑天,숙變爲迅雷震電.疾風怒雨,숙變爲朗月晴空.

제일청천,숙변위신뇌진전.질풍노우,숙변위낭월청공.

氣機何常? 一毫凝滯.太虛何常? 一毫障塞.

기기하상? 일호응체.태허하상? 일호장색.

人心之體,亦當如是.

인심지체,역당여시.

 

맑게 갠 날의 푸른 하늘이 별안간 천둥 번개로 변하고 사나운 비바람도 어느 새 밝은 달 맑은 하늘로 변한다. 천지의 움직임이 어찌 일정할 수가 있으랴. 그것은 털끝만한 막힘 때문이다. 하늘의 모습이 어찌 일정할 수가 있으랴. 털끝만한 막힘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 바탕도 또한 이와 같다.

125.

勝私制欲之功,有曰識不早,力不易者.

승사제욕지공,유왈식부조,역불이자.

有曰識得破,忍不過者.

유왈식득파,인불과자.

蓋識是一顆照魔的明珠,力是一把斬魔的慧劍.兩不可少也.

개식시일과조마적명주,역시일파참마적혜검.양불가소야.

 

사리 사욕을 억제하는 데 있어 빨리 깨닫지 않으면 억제하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비록 깨달았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이겨 낼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지식은 악마의 정체를 밝히는 한 알의 밝은 구슬이며, 의지는 악마를 베는 지혜의 칼이다.

이 두가지 모두가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다.

126. 

覺人之詐,不形於言.受人之侮,不動於色.

각인지사,불형어언.수인지모,부동어색.

此中有無窮意味,亦有無窮受用.

차중유무궁의미,역유무궁수용.

 

남의 속임수를 알면서도 말로 나타내지 않고 남에게 모욕을 받더라도 얼굴빛을 변하지 않는다면 그 속에 무한한 뜻이 있고 무한한 덕이 있다.

127.

橫逆困窮,是단煉豪傑的一副로錘.

횡역곤궁,시단련호걸적일부로추.

能受其단煉,則心身交益.不受其단煉,則心身交損.

능수기단련,칙심신교익.불수기단련,칙심신교손.

 

사람을 괴롭히는 역경은 호걸을 단련하는 화로와 망치이다. 능히 그 단련을 받아 내면 심신이 함께 이로울 것이며 그 단련을 이겨 내지 못하면 심신이 함께 해롭다.

128.  

害人之心,不可有.防人之心,不可無.此戒疎於慮也.

해인지심,불가유.방인지심,불가무.차계소어려야.

寧受人之詐,毋逆人之詐.此警傷於察也.

영수인지사,무역인지사.차경상어찰야.

二語병存,精明而渾厚矣.

이어병존,정명이혼후의.

 

남을 해치려는 마음이 있어도 안 되지만 남이 해치려는 것을 막으려는 마음이 없어서도 안 된다. 이 말은 생각이 소홀함을 경계한 것이다. 차라리 남에게는 속는 일이 있더라도 남이 속일 것을 미리 추측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지나치게 살피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이 두 가지 말을 아울러 간직한다면 생각이 밝아지고 덕행 또한 두터워질 것이다.

129.

毋因群疑而阻獨見.毋任己意而廢人言.

무인군의이조독견.무임기의이폐인언.

毋私小惠而傷大體.毋借公論而快私情.

무사소혜이상대체.무차공론이쾌사정

 

많은 사람이 의심한다고 해서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말 것이며 자기 혼자만의 뜻을 좇아 남의 말을 버리지 말라. 작은 은혜 때문에 큰 일을 손상케 하지 말고 공론을 빌어 사사로운 일을 해결하지 말라.

130. 

吾身,一小天地也.使喜怒不愆,好惡有則,便是燮理的功夫.

오신,일소천지야.사희노불건,호악유칙,변시섭리적공부.

天地,一大父母也.使民無怨咨,物無분疹,亦是敦睦的氣象.

천지,일대부모야.사민무원자,물무분진,역시돈목적기상.

 

내 몸은 하나의 작은 천지이다. 기뻐함과 노함에 허물없이하고 사랑하고 미워함을 법도 있게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천지의 이치에 순응하는 방법이다. 천지는 하나의 거룩한 어버이다. 백성으로부터 원망이 없게 하고 일체의 사물에 근심이 없게 하면 이것이야말로 화목을 이루는 기상이다.

131. 

善人未能急親,不宜預揚,恐來讒讚之奸.

선인미능급친,불의예양,공래참찬지간.

惡人未能輕去,不宜先發,恐招媒蘖之禍.

악인미능경거,불의선발,공초매얼지화.

 

착한 사람이라도 빨리 친해질 수 없다면 미리 칭찬하지 말라. 간악한 사람의 이간질이 두렵다. 몹쓸 사람이라도 쉽사리 멀리할 수 없다면 미리 발설치 말라. 뜻밖의 재앙을 부를까 두렵다.

132. 

父慈子孝,兄友弟恭,終做到極處,俱是合當如此.

부자자효,형우제공,종주도극처,구시합당여차.

著不得一毫感激的念頭.

저부득일호감격적염두.

如施者任德 受者懷思,便是路人,便成市道.

여시자임덕 수자회사,변시노인,변성시도.

 

어버이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어버이께 효도하며 형이 아우를 아끼고 아우가 형을 공경하는 마음이 지극할지라도 그것은 참으로 당연한 일일 뿐 감격할 일이 못 된다.

베푸는 이가 그것을 덕으로 자처하고 받는 이 또한 은혜로 여긴다면 그것은 곧 모르는 행인과 같게 되어 장사꾼의 마음과도 다를 바 없게 된다.

133.  

靑天白日的節義,自暗室屋漏中培來.

청천백일적절의,자암실옥루중배래.

旋乾轉坤的經綸,自臨深履薄處操出.

선건전곤적경륜,자임심리박처조출.

 

청천 백일 같은 빛나는 절개도 원래는 어두운 방 한구석에서 길러진 것이며 천지를 휘두르는 뛰어난 경륜도 사실은 깊은 못에 들듯이 살얼음 밟듯이 조심스럽게 얻어진 것이다.

134. 

有姸,必有醜爲之對.我不誇姸,誰能醜我.

유연,필유추위지대.아부과연,수능추아.

有潔,必有汚爲之仇.我不好潔,誰能汚我.

유결,필유오위지구.아불호결,수능오아.

 

아름다움이 있으면 반드시 추함이 있어 서로 비교가 된다. 나 자신이 아름다움을 자랑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추하다 하겠는가. 깨끗함이 있으면 반드시 더러움이 있어 서로 비교가 된다. 나 자신이 깨끗함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더럽다 하겠는가.

135.  

功過,不容少混.混則人懷惰墮之心.

공과,불용소혼.혼칙인회타타지심.

恩仇,不可大明.明則人起携貳之志.

은구,불가대명.명칙인기휴이지지.

 

공로와 과실은 절대로 혼동하지 말라. 만약 혼동하게 되면 사람들은 나태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은혜와 원한을 크게 밝히지 말라. 만약 밝히게 되면 사람들은 배반의 마음을 품게 된다.

136.  

爵位,不宜太盛.太盛則危.能事,不宜盡畢.盡畢則衰.

작위,불의태성.태성칙위.능사,불의진필.진필칙쇠.

行誼,不宜過高.過高則謗興而毁來.

행의,불의과고.과고칙방흥이훼래.

 

너무 높은 지위를 갖지 말라. 너무 높으면 위태롭다. 능숙한 일이라도 힘을 다 쓰지 말라. 다 쓰게 되면 쇠퇴한다. 행실을 너무 고상하게 하지 말라. 너무 고상하면 비방과 욕설이 다가온다.

 

137.  

炎凉之態,富貴更甚於貧賤.妬忌之心,骨肉尤한於外人.

염량지태,부귀갱심어빈천.투기지심,골육우한어외인.

此處,若不當以冷腸 御以平氣,鮮不日坐煩惱障中矣.

차처,약부당이냉장 어이평기,선불일좌번뇌장중의.

 

뜨겁다가도 얼음처럼 차가워지는 변덕스러움은 부귀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보다 더 심하며,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은 육친이 남보다 더욱 심하다. 그러한 가운데서 냉철한 마음으로 당하지 않고, 평정한 기운으로 억제하지 않는다면 번뇌의 나날을 겪을 수밖에 없다.

138. 

惡忌陰.善忌陽.故惡之顯者禍淺,而隱者禍深.

악기음.선기양.고악지현자화천,이은자화심.

善之顯者功小,而隱者功大.

선지현자공소,이은자공대.

 

악한 일일수록 그늘에 숨어 있기를 싫어하고 선한 일일수록 겉으로 드러나기를 싫어한다. 그러므로 악이 드러난 자는 재앙이 덜하고 숨어 있는 자는 재앙이 깊으며 선이 드러난 자는 공로가 덜하고 숨어 있는 자는 그 공로가 크다.

139.

德者,才之主.才者,德之奴.

덕자,재지주.재자,덕지노.

有才無德,如家無主而奴用事矣,幾何不망량而猖狂.

유재무덕,여가무주이노용사의,기하불망량이창광.

 

덕은 재능의 주인이며 재능은 덕의 종이다. 재능이 있어도 덕이 없다면 집안에 주인은 없고 종이 제멋대로 하는 것과 같으니, 어찌 도깨비가 날뛰지 않겠는가?

140. 

鋤奸杜倖,要放他一條去路.

서간두행,요방타일조거로.

若使之一無所容,譬如塞鼠穴者,一切去路,

약사지일무소용,비여색서혈자,일절거로,

都塞盡,則一切好物,俱咬破矣.

도색진,칙일절호물,구교파의.

 

간악한 사람을 제거하고 아첨하는 무리를 막으려면 달아날 길을 열어 줘야 한다. 만일 그들에게 몸둘 곳을 없게 하면, 그것은 쥐구멍을 틀어막는 것과 같게 된다. 도망갈 길이 모두 막혀 버리면 귀중한 기물을 물어뜯고 말 것이다.

141.

當與人同過,不當與人同功.同功則相忌.

당여인동과,부당여인동공.동공칙상기.

可與人共患難,不可與人共安樂.安樂則相仇.

가여인공환난,불가여인공안락.안락칙상구.

 

다른 사람과 과실은 함께 하더라도 공로는 같이하지 말라. 공로를 함께하면 곧 서로 시기하게 된다. 다른 사람과 어려움은 함께하더라도 안락함은 같이하지 말라. 안락함을 함께하면 곧 원수처럼 맞서게 된다.

142.

士君子,貧不能濟物者,遇人痴迷處,出一言提醒之,

사군자,빈불능제물자,우인치미처,출일언제성지,

遇人急難處,出一言解救之,亦是無量功德.

우인급난처,출일언해구지,역시무량공덕.

 

군자로서 가난하여 물질적으로 사람을 도울 수 없더라도, 어리석음으로 방황하는 사람에게는 한마디 말로 깨우쳐 주고 위급하고 곤란한 처지의 사람에게는 한마디 말로써 풀어 줄 수가 있다. 이 얼마나 무량한 공덕인가.

143.

饑則附,飽則양,욱則趨,寒則棄,人情通患也.

기칙부,포칙양,욱칙추,한칙기,인정통환야.

 

굶주리면 달라붙고 배부르면 떠나가며 따뜻하면 몰려들고 추우면 버리는 것, 이것이 바로 사람들의 한결같은 마음의 병폐이다.

144. 

君子宜淨拭冷眼,愼勿輕動剛腸.

군자의정식냉안,신물경동강장.

 

군자는 참으로 냉철한 눈을 깨끗이 닦아야 하며 삼가 굳은 마음을 가볍게 움직여선 안 된다.

145.

一燈螢然,萬뢰無聲.此吾人初入宴寂時也.

일등형연,만뢰무성.차오인초입연적시야.

曉夢初醒,群動未起.此吾人初出混沌處也.

효몽초성,군동미기.차오인초출혼돈처야.

乘此而一念廻光,炯然返照,

승차이일념회광,형연반조,

始知耳目口鼻皆桎梏,而情欲嗜好悉機械矣.

시지이목구비개질곡,이정욕기호실기계의.

 

외로운 등불이 반딧불처럼 깜박거리고 만상이 소리가 없다. 우리가 비로소 편히 잠들 때다. 새벽꿈에서 갓 깨어날 때 모든 움직임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가 비로소 혼돈에서 깨어날 때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일념으로 빛을 돌려 스스로를 비춰 보면 비로소 알 것이다. 이목 구비가 모두 질곡이고 정욕과 기호가 모두 마음을 병들게 하는 기계인 것을.

146.  

反己者,觸事皆成藥石.尤人者,動念卽是戈矛.

반기자,촉사개성약석.우인자,동념즉시과모.

一以闢衆善之路,一以濬諸惡之源,相去소壤矣.

일이벽중선지로,일이준제악지원,상거소양의.

 

스스로를 반성하는 사람은 닥치는 일마다 모두 이로운 약이 되지만 남을 원망하는 사람은 생각하는 것마다 스스로를 해치는 창칼이 된다.

하나는 모든 선의 길을 열고 또 하나는 모든 악의 근원을 이루는 것으로 이 두 가지의 차이는 하늘과 땅 사이처럼 멀다.

147.

德隨量進,量由識長.故欲厚其德,不可不弘其量.

덕수양진,양유식장.고욕후기덕,불가불홍기량.

欲弘其量,不可不大其識.

욕홍기량,불가불대기식.

 

덕은 도량을 따라서 향상되고 도량은 식견으로 말미암아 성장한다. 그러므로 그 덕을 두텁게 하려면 그 도량을 넓혀야 하고 그 도량을 넓히려면 그 식견을 크게 해야 한다.

148. 

事業文章,隨身銷毁,而精神萬古如新.

사업문장,수신소훼,이정신만고여신.

功名富貴,逐世轉移,而氣絶千載一日.

공명부귀,축세전이,이기절천재일일.

君子信不當以彼易此也.

군자신부당이피역차야.

 

사업과 학문은 육체와 함께 사라지지만 정신은 만고토록 항상 새롭다. 공명과 부귀는 세상을 따라 옮겨 가지만 의기와 절조는 천년이 하루와 같다. 군자는 마땅히 저것으로 이것을 바꾸지 말라.

149. 

作人,無點眞懇念頭,便成個花子,事事皆虛.

작인,무점진간염두,변성개화자,사사개허.

涉世,無段圓活機趣,便是個木人,處處有碍.

섭세,무단원활기취,변시개목인,처처유애.

 

사람으로서 한 점의 참다운 생각이 없다면 이는 곧 허수아비에 불과하니 일마다 헛될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한 가닥 원활한 맛이 없다면 이는 곧 장승에 불과하니 가는 곳마다 막힐 것이다.

150.  

魚網之設,鴻則罹其中.螳螂之貪,雀又乘其後.

어망지설,홍칙리기중.당랑지탐,작우승기후.

機裡藏機,變外生變.智巧,何足恃哉?

기리장기,변외생변.지교,하족시재?

 

고기 그물을 쳐놓으면 기러기가 거기 걸리며 미얀마재비가 먹이를 노리는 곳에 참새가 그 뒤를 엿본다. 기틀 속에 또 기틀이 있고 이변 밖에 또 이변이 생긴다. 인간의 지혜와 재주를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151.  

水不波則自定,鑑不예則自明.

수불파칙자정,감불예칙자명.

故心無可淸,去其混之者而淸自現.

고심무가청,거기혼지자이청자현.

樂不必尋,去其苦之者而樂自存.

낙불필심,거기고지자이락자존.

 

물결이 일지 않으면 물은 저절로 고요하고 거울은 흐리지 않으면 스스로 맑다. 마음도 그 흐린 것을 버리면 저절로  맑음이 나타나고 즐거움 역시 애써 찾지 않아도 그 괴로움만 버리면 즐거움은 저절로 있게 된다.

152. 

有一念而犯鬼神之禁,一言而傷天地之和,

유일념이범귀신지금,일언이상천지지화,

一事而釀子孫之禍,最宜切戒.

일사이양자손지화,최의절계.

 

한 가지 생각으로 하늘의 계율을 범하게 되고 한 마디 말로 천지의 조화를 깨뜨리며 한 가지 일로 자손의 불행을 빚는 수가 있다. 깊이 경계해야 할 일이다.

153. 

謝事,當謝於正盛之時.居身,宜居於獨後之也.

사사,당사어정성지시.거신,의거어독후지야.

 

하던 일을 사양하고 물러서려거든 마땅히 전성기에 물러서라. 아울러 몸을 두는 곳은 마땅히 홀로 뒤쳐진 곳에 자리 잡으라.

154.

事有急之不白者,寬之或自明,躁急以速其忿.

사유급지불백자,관지혹자명,조급이속기분.

人有操之不從者,縱之或自化,操切以益其頑.

인유조지부종자,종지혹자화,조절이익기완.

 

급하게 서둘러서 밝혀지지 않던 일도 너그럽게 하면 밝혀질 수가 있다. 조급하게 서둘러 분노를 불러들이지 말라. 사람을 쓰는 일에 잘 따르지 않는 자가 있지만 가만 놓아 두면 저절로 따르는 수가 있다. 너무 엄하게 하여 그 완고함을 더하게 하지 말라.

155.  

節義傲靑雲,文章高白雲,

절의오청운,문장고백운,

若不以德性陶鎔之,終爲血氣之私 技能之末.

약불이덕성도용지,종위혈기지사 기능지말

 

절의가 고위 고관을 능가하고 문장 또한 '백설의 곡'보다 높다 하더라도, 만약 그것이 덕성으로 단련된 것이 아니라면 이는 혈기에서 빚어진 사행과 기예의 잔재주에 불과하다.

156.  

謹德,須謹於至微之事.施恩,務施於不報之人.

근덕,수근어지미지사.시은,무시어불보지인

 

덕행을 삼가려면 모름지기 아주 작은 일에 삼가라. 은혜를 베풀려면 갚지 못할 사람에게 힘써 베풀라.

157.

交市人,不如友山翁.謁朱門,不如親白屋.

교시인,불여우산옹.알주문,불여친백옥.

聽街談巷語,不如聞樵歌牧詠.

청가담항어,불여문초가목영.

談今人失德過擧,不如述古人嘉言懿行.

담금인실덕과거,불여술고인가언의행.

 

시중(市中)의 사람을 사귀는 것은 산골 노인을 벗하는 것만 못하고 권세 있는 집안에 굽실거리는 것은 오막살이와 친하는 것만 못하다. 거리에 떠도는 뜬 소문을 듣기보다는  나무꾼의 노래와 목동의 피리 소리를 듣는 것만 못하고 요즈음 사람의 부덕한 일과 허물 있는 행실을 말하는 것은 옛사람의 착한 말씀과 아름다운 행동을 이야기하는 것만 못하다.

158. 

德者,事業之基.未有基不固而棟宇堅久者.

덕자,사업지기.미유기불고이동우견구자.

 

덕은 모든 사업의 기초가 된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고서는 그 집이 오래갈 수가 없다.

 

159. 

心者,後裔之根.未有根不植而枝葉榮茂者.

심자,후예지근.미유근불식이지엽영무자

 

마음은 자손의 뿌리다. 뿌리를 심지 않고 그 가지와 잎이 무성한 사람은 없다.

 

160. 

前人云,{抛却自家無盡藏,沿門持鉢效貧兒}.

전인운,{포각자가무진장,연문지발효빈아}.

又云,{暴富貧兒休說夢,誰家조裡火無烟}.

우운,{폭부빈아휴설몽,수가조리화무연}.

一箴自味所有.一箴自誇所有.可爲學問切戒.

일잠자미소유.일잠자과소유.가위학문절계.

 

옛사람이 말했다 "자기 집의 무진장한 것은 내 버려 두고 남의 집 문 앞에서 밥 그릇을 들고 거지 흉내 낸다"고. 또 "벼락 부자가 된 가난뱅이야 꿈 같은 이야기 그만 둬라.

어느 집 부엌인들 불 때면 연기 안 나랴." 라고. 한가지는  자신의 소유에 대하여 어두운 것을 깨우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소유에 대하여 자랑하는 것을 경계한 말이다. 마땅히 수양의 계명으로 삼으라

161. 

道是一種公衆物事,當隨人而接引.

도시일종공중물사,당수인이접인.

學是一個尋常家飯,當隨事而警척.

학시일개심상가반,당수사이경척.

 

도는 공공의 것이니 사람을 가리지 말고 이끌어 이행케 하라. 학문은 매일같이 먹는 끼니 같은 것이다. 마땅히 일에 따라 조심하며 깨우치라.

162.  

信人者,人未必盡誠.己則獨誠矣.

신인자,인미필진성.기칙독성의.

疑人者,人未必皆詐.己則先詐矣.

의인자,인미필개사.기칙선사의.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남들이 모두 진실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홀로 진실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의심한다는 것은, 남들이 모두 속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먼저 속이기 때문이다.

163.

念頭寬厚的,如春風煦育,萬物遭之而生.

염두관후적,여춘풍후육,만물조지이생.

念頭忌刻的,如朔雪陰凝,萬物遭之而死.

염두기각적,여삭설음응,만물조지이사

 

마음이 너그럽고 두터운 사람은 봄바람이 만물을 따뜻하게 기르는 것과 같아 모든 것이 그를 만나면 살아난다. 마음이 각박하고 차가운 사람은 북풍 한설이 모든 것을 얼게 하는 것과 같아 만물이 그를 만나면 곧 죽게 된다.

164.

遇故舊之交,意氣要愈新.處隱微之事,心迹宜愈顯.

우고구지교,의기요유신.처은미지사,심적의유현.

待衰朽之人,恩禮當愈隆.

대쇠후지인,은례당유융.

 

옛친구를 만나면 의기를 더욱 새롭게 하라. 비밀한 일을 당하게 되면 마음을 더욱 분명하게 하라. 노쇠한 사람을 대할 때는 은혜와 예우를 더욱 융성하게 하라.

165. 

爲善,不見其益,如草裡東瓜,自應暗長.

위선,불견기익,여초리동과,자응암장.

爲惡,不見其損,如庭前春雪,當必潛消.

위악,불견기손,여정전춘설,당필잠소.

 

착한 일을 하고서도 그 이익을 보지 못하는 것은 마치 풀 속에 난 동아처럼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자라나기 때문이다. 악한 일을 하고서도 그 손해를 보지 못하는 것은 마치 뜨락의 봄눈처럼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녹아들기 때문이다.

166.

勤者,敏於德義,而世人借勤而濟其貧.

근자,민어덕의,이세인차근이제기빈.

儉者,淡於貨利,而世人假儉以飾其吝.

검자,담어화리,이세인가검이식기린.

君子持身之符,反爲小人營私之具矣,惜哉.

군자지신지부,반위소인영사지구의,석재

 

근면함이란 덕의에 민첩한 것인데도 세상 사람들은 근면을 빌어 그 가난을 건진다. 검소함이란 재물과 이익에 담박한 것인데도 세상 사람들은 검소를 빌어 그 인색함을 꾸민다. 군자의 몸을 지키는 신조가 오히려 소인배의 사리 사욕의 도구가 되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167.

憑意興作爲者,隨作則隨止,豈是不退之輪?

빙의흥작위자,수작칙수지,기시불퇴지륜?

從情識解悟者,有悟則有迷,終非常明之燈.

종정식해오자,유오칙유미,종비상명지등.

 

즉흥적인 감정으로 시작하는 일은 시작하자마자 곧 멈추게 된다. 그 어찌 물러남이 없는 수레바퀴가 될 수 있으랴. 감정과 재치로 얻은 깨달음은 깨달았는가 하면 곧 혼미하게 된다. 그 어찌 영원히 빛나는 밝은 지혜가 될 수 있으랴.

168. 

人之過誤,宜恕,而在己則不可恕.

인지과오,의서,이재기칙불가서.

己之困辱,當忍,而在人則不可忍.

기지곤욕,당인,이재인칙불가인.

 

다른 사람의 과오는 마땅히 용서해야 하지만 자신의 과오를 용서해선 안 된다. 나의 괴로움은 마땅히 참아야 하지만 다른 사람의 괴로움을 참아서는 안 된다.

169.

能脫俗,便是奇.作意尙奇者,不爲奇而爲異.

능탈속,변시기.작의상기자,불위기이위리.

不合汚,便是淸.絶俗求淸者,不爲淸而爲激.

불합오,변시청.절속구청자,불위청이위격.

 

세속을 벗어나면 그것이 바로 기인이다. 짐짓 뜻을  만들어 기행을 숭상하는 자는 기인이 되지 못고 괴이한 사람이 된다.

세속의 더러움에 섞여들지 않으면 그것이 곧 청렴 결백한 사람이다. 짐짓 세속과 인연을 끊고 청백함을 구하는 자는 청렴 결백한 사람이 되지 못하고 과격이 될 뿐이다.

170.

恩宜自淡而濃.先濃後淡者,人忘其惠.

은의자담이농.선농후담자,인망기혜.

威宜自嚴而寬.先寬後嚴者,人怨其酷.

위의자엄이관.선관후엄자,인원기혹

 

은혜는 처음 가볍게 시작하여 무겁게 나아가라. 먼저 무겁고 나중에 가벼우면 사람들은 그 은혜를 잊어 버린다. 위엄은 처음 엄격하게 시작하여 관대함으로 나아가라.  먼저 너그럽고 나중에 엄격하면 사람들은 그 혹독함을 원망한다.

171.

爲鼠常留飯,憐蛾不點燈.

위서상류반,연아불점등.

古人此等念頭,是吾人一點生生之機.

고인차등염두,시오인일점생생지기.

無此,便所謂{土木形骸}而已.

무차,변소위{토목형해}이이.

 

'쥐를 위해 항상 밥을 남겨 두고 불나방을 가엾이 여겨 등불을 켜지 않는다.'고 했다. 옛사람의 이러한 마음은 인간이 생장할 수 있는 한점의 기틀이다. 이 마음이 없다면 사람도 흙이나 나무처럼 형체뿐일 따름이다.

172. 

心虛則性現.不息心而求見性,如撥波覓月.

심허칙성현.불식심이구견성,여발파멱월.

意淨則心淸.不了意而求明心,如索鏡增塵.

의정칙심청.불료의이구명심,여색경증진.

 

마음을 비우면 본성이 나타난다. 마음을 쉬게 하지 않고 본성 보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마치 물결을 헤치면서 달을 찾는 것과 같다.

뜻이 깨끗하면 마음도 밝아진다. 뜻을 밝게 하지 않고 마음 밝기만을 바란다면 그것은 마치 거울을 찾느라고 먼지를 더하는 것과 같다.

173.

我貴而人奉之,奉此峨冠大帶也.

아귀이인봉지,봉차아관대대야.

我賤而人侮之,侮此布衣草履也.

아천이인모지,모차포의초리야.

然則原非奉我,我胡爲喜? 原非侮我,我胡爲怒?

연칙원비봉아,아호위희? 원비모아,아호위노?

 

내 몸이 귀하게 되어 남들이 나를 받드는 것은 높은 관과 큰 띠를 받드는 것이다. 내 몸이 천하게 되어 남들이 나를  업신여기는 것은 베옷과 짚신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그것은 원래의 나를 받드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기뻐할 것이며 원래의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노여워하랴.

174.

心體,便是天體.

심체,변시천체.

一念之喜,景星慶雲.一念之怒,震雷暴雨.

일념지희,경성경운.일념지노,진뇌폭우.

一念之慈,和風甘露.一念之嚴,烈日秋霜.

일념지자,화풍감로.일념지엄,열일추상.

何者少得? 只要隨起隨滅,廓然無碍,便與太虛同體.

하자소득? 지요수기수멸,곽연무애,변여태허동체.

 

마음의 바탕은 곧 하늘의 바탕이다. 한 마음의 기쁨은 상서로운 별과 경사스런 구름 같고, 한 마음의 분노는 진동하는 우레와 사나운 빗발과도 같다. 한 마음의 자비는 부드러운 바람과 달디단 이슬 같고 한 마음의 엄격함은 뜨거운 여름 햇볕과 찬서리와도 같다.

어느 것 하나도 없을 수야 있겠는가. 다만 때 맞추어 일어나고 스러져 조금도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만 하늘과 더불어 그 바탕을 함께할 수 있다.

175. 

無事時,心易昏冥,宜寂寂而照以惺惺.

무사시,심이혼명,의적적이조이성성.

有事時,心易奔逸,宜惺惺而主以寂寂.

유사시,심이분일,의성성이주이적적

 

일 없을 때는 마음이 어두워지기 쉽다. 마땅히 고요한 가운데 밝은 지혜로써 비추이라. 일 있을 때는 마음이 흩어지기 쉽다. 마땅히 밝은 지혜 가운데 고요함으로  중심을 삼으라.

 

176.

議事者,身在事外,宜悉利害之情.

의사자,신재사외,의실리해지정.

任事者,身居事中,當忘利害之慮.

임사자,신거사중,당망리해지려

 

일을 상의하는 사람은 몸을 그 일밖에 두어 이해의 실상을 살펴보라. 일을 맡은 사람은 몸을 그 일 안에 두어 이해의 생각을 깡그리 잊어 버리라.

177.  

標節義者,必以節義受謗.榜道學者,常因道學招尤.

표절의자,필이절의수방.방도학자,상인도학초우.

故君子不近惡事,亦不立善名.

고군자불근악사,역불립선명.

只渾然和氣,재是居身之珍.

지혼연화기,재시거신지진.

 

지조와 의리를 내세우는 사람은 반드시 지조와 의리 때문에 비난받고, 도덕과 학문을 내세우는 사람은 항상 도덕과 학문 때문에 원망을 산다.

그러므로 군자는 악행에 가까이 서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명예로움에도 쉽사리 서지 않는다.

오로지 혼연한 화기만으로 그 몸을 보전하는 보배로 삼아야 한다.

178.

士君子處權門要路,操履要嚴明,心氣要和易.

사군자처권문요로,조리요엄명,심기요화이.

毋少隨而近腥전之黨,亦毋過激而犯蜂채之毒.

무소수이근성전지당,역무과격이범봉채지독

 

선비가 권력의 자리에 있을 때는 그 몸가짐이 엄정하고 명백해야 하며 마음은 항상 온화하고 평이로워야 한다. 조금이라도 "비린내 나는 무리"와 가까이 하지 말 것이며 또한 너무 과격하여 소인배의 독침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179.

遇欺詐的人,以誠心感動之,遇暴戾的人,以和氣薰蒸之,

우기사적인,이성심감동지,우폭려적인,이화기훈증지,

遇傾邪私曲的人,以名義氣節激勵之,

우경사사곡적인,이명의기절격려지,

天下無不入我陶冶中矣.

천하무불입아도야중의.

 

속임수만 쓰는 사람을 만나거든 성심껏 감동시키고 포악한 사람을 만나거든 온정으로 감화시키라. 또 사악함에 빠져 사리 사욕만 꾀하는 사람을 만나거든 대의명분과 절조로 격려하고 인도하라. 그렇게 한다면 나의 다스림 속에 들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180. 

一念慈祥,可以온釀兩間和氣.

일념자상,가이온양양간화기.

寸心潔白,可以昭垂百代淸芬.

촌심결백,가이소수백대청분.

 

한 마음의 자비는 천지간의 화기를 빚을 것이며 한 마음의 결백은 향기로운 이름을 백대토록 밝게 드리울 것이다.

181. 

陰謀怪習 異行奇能,俱是涉世的禍胎.

음모괴습 이행기능,구시섭세적화태.

只一個庸德庸行,便可以完混沌而召平和.

지일개용덕용행,변가이완혼돈이소평화

 

비밀한 계략과 괴상한 버릇, 그리고 이상한 행동과 기괴한 재주는 모두가 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불행의 씨앗이 된다. 다만 하나의 평범한 덕행만이 본성을 온전히 하여  화평을 부르게 된다.

 

182.  

語云,"登山耐側路,踏雪耐危橋",一耐字極有意味.

어운,"등산내측로,답설내위교",일내자극유의미.

如傾險之人情 坎가之世道,

여경험지인정 감가지세도,

若不得一耐字撑持過去,幾何不墮入榛莽坑塹哉.

약부득일내자탱지과거,기하불타입진망갱참재.

 

옛말에 이르기를 '산을 오를 때에는 비탈길을 견뎌야 하고 눈길을 걸을 때에는 위태로운 다리를 견뎌야 한다'고 했다.

이 견딜 내(耐)자는 참으로 깊은 뜻이 있다. 험악한 인정과 곤란한 세상 길도 이 견딜 내자 한 자로 지탱하여 지나지 않으면 가시덤불이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183. 

誇逞功業,炫耀文章,皆是고外物做人.

과령공업,현요문장,개시고외물주인.

不知心體瑩然,本來不失,

부지심체형연,본래부실,

卽無寸功隻字,亦自有堂堂正正做人處.

즉무촌공척자,역자유당당정정주인처.

 

공로를 뽐내거나 배운 지식을 자랑하는 것은 그들이 외물에 의하여 이루어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음 바탕을 스스로 밝게 하여 근본을 잃지 않으면 비록 공로가 없고 배운 것이  없더라도 스스로 당당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184.

不昧己心.不盡人情.不竭物力.

불매기심.부진인정.불갈물력.

三者可以爲天地立心,爲生民立命,爲子孫造福.

삼자가이위천지입심,위생민입명,위자손조복

 

내 마음을 어둡게 하지 말고 인정에 가혹하지 말며 사물의 능력을 한꺼번에 다 사용하지 말라. 이 세 가지는 천지를 위하여 마음을 세우고 백성을 위하여 목숨을 세우며 자손을 위하여 복을 만드는 길이다.

185.

忙裡,要偸閒,須先向閒時討個杷柄.

망리,요투한,수선향한시토개파병.

鬧中,要取靜,須先從靜處立個主宰.

요중,요취정,수선종정처입개주재.

不然,未有不因境而遷 隨事而靡者.

불연,미유불인경이천 수사이미자.

 

바쁜 중에 한가로움을 얻고 싶으면 모름지기 먼저 한가한 때에 그 마음 바탕을 마련하라. 시끄러운 중에 고요함을 얻고 싶으면 모름지기 먼저 고요한 때에 마음의 주인을 세워 두라. 그렇지 않으면 마음은 환경에 따라 변하고 사물에 따라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186.

處富貴之地,要知貧賤的痛양.

처부귀지지,요지빈천적통양.

當少壯之時,須念衰老的辛酸.

당소장지시,수념쇠로적신산

 

부귀한 처지에 있을 때에는 마땅히 빈천함의 고통을 알아야 하고, 젊고 왕성한 때에 다다라서는 모름지기 노쇠한 때의 쓰라림을 생각해야 한다.

187. 

持身,不可太皎潔.一切汚辱坵穢,要茹納得.

지신,불가태교결.일체오욕구예,요여납득.

與人,不可太分明.一切善惡賢愚,要包容得.

여인,불가태분명.일체선악현우,요포용득.

 

몸가짐을 지나치게 맑고 깨끗하게 하지 말라. 때묻고 더러운 것을 모두 용납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을 사귐에 있어 지나치게 분명하지 말라. 선악과 현명함과 어리석음을 함께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188.  

居官,有二語,曰惟公則生明,惟廉則生威.

거관,유이어,왈유공즉생명,유렴즉생위.

居家,有二語,曰惟恕則情平,惟儉則用足.

거가,유이어,왈유서즉정평,유검족용족.

 

관직에 있는 사람에게 줄 두 마디의 말이 있다. '오직 공정하면 밝은 지혜가 생기고 오직 청렴하면 위엄이 생긴다.' 집에 있는 사람에게 줄 두 마디의 말이 있다. 오직 너그러우면 불평이 없으며 오직 검소하면 모자람이 없다.

189.

休與小人仇讐,小人自有對頭.

휴여소인구수,소인자유대두.

休向君子諂媚,君子原無私惠.

휴향군자첨미,군자원무사혜

 

소인과 더불어 원수 맺지 말라. 소인에게는 따로 상대가 있다. 군자에게 아첨하지 말라. 군자는 원래 사사로운 은혜는 베풀지 않는다.

190. 

縱欲之病可醫,而執理之病難醫.

종욕지병가의,이집리지병난의.

事物之障可除,而義理之障難除.

사물지장가제,이의리지장난제.

 

욕정이 날뛰는 병은 고칠 수가 있지만 이론에 집착하는 병은 고치기가 어렵다. 사물의 장해는 없앨 수가 있지만 의리에 얽매인 장해는 없애기가 어렵다.

191. 

寧爲小人所忌毁,毋爲小人所媚悅.

영위소인소기훼,무위소인소미열.

寧爲君子所責修,毋爲君子所包容.

영위군자소책수,무위군자소포용

 

차라리 소인으로부터 미움과 욕설을 받을지언정 소인으로부터 아첨과 칭찬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 차라리 군자로부터 꾸짖음과 깨우침을 받을지언정 군자로부터 포용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

192.  

磨礪者,當如百煉之金.急就者,非邃養.

마려자,당여백련지금.급취자,비수양.

施爲者,宜似千鈞之弩.輕發者,無宏功.

시위자,의사천균지노.경발자,무굉공.

 

수양은 마땅히 쇠를 백번이나 단련하듯 하라. 손쉽게 이룬 것은 깊은 수양이 아니다. 실행은 마땅히 무거운 쇠뇌와 같이 하라. 가볍게 쏘는 자는 큰 공을 이룰 수 없다. 

193. 

好利者,逸出於道義之外,其害顯而淺.

호리자,일출어도의지외,기해현이천.

好名者,竄入於道義之中,其害隱而深.

호명자,찬입어도의지중,기해은이심.

 

이욕을 좋아하는 자는 도의밖으로 벗어나기 때문에 그 해독이 나타나지만 지극히 얕고, 명성을 좋아하는 자는 도의 안으로 숨어들기 때문에 그 해독이 보이진 않지만 지극히 깊다.

 

194. 

受人之恩,雖深不報,怨則淺亦報之.

수인지은,수심불보,원즉천역보지.

聞人之惡,雖隱不疑,善則顯亦疑之.

문인지악,수은불의,선즉현역의지.

此刻之極 薄之尤也.宜切戒之.

차각지극 박지우야.의절계지.

 

사람의 은혜는 그 받은 것이 깊다 하더라도 갚지 않으며 원망은 지극히 얕아도 갚는다. 사람의 악행을 듣고서는 비록 확실하지 않더라도 의심하지 않지만 선행은 확실하더라도 이를 의심한다. 극심한 각박이며 극심한 경박이 아닐 수 없다. 마땅히 경계하라.

195.  

讒夫毁士,如寸雲蔽日,不久自明.

참부훼사,여촌운폐일,불구자명.

媚子阿人,似隙風侵肌,不覺其損.

미자아인,사극풍침기,불각기손.

 

남을 참소하고 헐뜯는 사람은 마치 조각 구름이 햇볕을 가리는 것과 같아 머지 않아 스스로 밝아진다. 아양 떨고 아첨하는 사람은 마치 문틈으로 새어드는 바람이 살결에 스며드는 것과 같아 그 해로움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196.

山之高峻處無木,而谿谷廻環,則草木叢生.

산지고준처무목,이계곡회환,즉초목총생.

水之湍急處無魚,而淵潭停蓄,則魚鼈聚集.

수지단급처무어,이연담정축,즉어별취집.

此高絶之行 편急之衷,君子重有戒焉.

차고절지행 편급지충,군자중유계언.

 

산이 높고 험준한 곳에는 나무가 없지만 골짜기로 감도는 곳에는 초목이 무성하다. 물살이 세고 급한 곳에는 물고기가  없지만 연못이 깊이 고이면 물고기와 자라가 모여든다. 이처럼 지나치게 고상한 행동과 비좁고 급격한 마음은 군자로서 깊이 경계할 일이다.

197.

處世,不宜與俗同,亦不宜與俗異.

처세,불의여속동,역불의여속이.

作事,不宜令人厭,亦不宜令人喜.

작사,불의영인염,역불의영인희.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반드시 세속과 같이하지 말며 또한 세속과 다르게 하지도 말라.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사람이 싫어하게 하지 말며 또한 사람이 기뻐하게 하지도 말라.

198.

旣暮而猶烟霞絢爛,歲將晩而更橙橘芳馨.

기모이유연하현란,세장만이갱등귤방형.

故末路晩年,君子更宜精神百倍.

고말로만년,군자갱의정신백배.

 

하루 해가 이미 저물었어도 오히려 노을이 아름답고 한 해가 곧 저물려 해도 오히려 귤 향기가 더욱 꽃답다. 한 생애의 말로인 만년은 군자로서 마땅히 다시 백배로 정신을 가다듬을 때이다.

199.  

鷹立如睡,虎行似病,正是他攫人서人手段處.

응립여수,호행사병,정시타확인서인수단처.

故君子要聰明不露 才華不逞,재有肩鴻任鉅的力量.

고군자요총명불로 재화불령,재유견홍임거적역량.

 

매는 조는 것같이 서 있고 범의 걸음은 병든 것처럼 걷지만  바로 그것이 사람을 움켜잡고 사람을 무는 수단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총명함을 드러내지 말고 재주를 뚜렷하게

나타내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큰 일을 두 어깨에 멜 수 있는 역량이 된다.

200.

建功立業者,多虛圓之士.

건공입업자,다허원지사.

분事失機者,必執拗之人.

분사실기자,필집요지인.

 

공을 세우고 사업을 이룬 사람은 대개 허심 탄회하고 원만한 사람이지만, 일을 실패하고 기회를 놓친 사람은 집착이 많고 고집이 센 사람이다.

201.

飮宴之樂多,不是個好人家.聲華之習勝,不是個好士子.

음연지락다,불시개호인가.성화지습승,불시개호사자.

名位之念重,不是個好臣士.

명위지념중,불시개호신사.

 

술잔치의 즐거움이 잦은 집은 훌륭한 가정이 아니고 명성을 좋아하고 화려한 것을 즐기는 사람은 훌륭한 선비가 아니며 높은 지위에 생각이 많으면 훌륭한 신하가 아니다.

202. 

儉美德也.過則爲간吝,爲鄙嗇,反傷雅道.

검미덕야.과즉위간린,위비색,반상아도.

讓懿行也.過則爲足恭,爲曲謹,多出機心.

양의행야.과즉위족공,위곡근,다출기심.

 

검약은 아름다운 미덕이지만 지나치면 모질고 더러운 인색이 되어 오히려 정도(正道)를 손상시킨다. 겸양은 아름다운 행실이지만 지나치게 공손하고 삼가면 비굴이 되어 본마음을 의심하게 된다.

 

203.

毋憂拂意.毋喜快心.毋恃久安.毋憚初難.

무우불의.무희쾌심.무시구안.무탄초난.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을 근심하지 말고 마음에 흡족하다 하여 기뻐하지 말라.

오랫동안 무사하기를 믿지 말고 처음 맞는 어려움을 꺼리지 말라.

204.

世人以心肯處爲樂,却被樂心引在苦處.

세인이심긍처위락,각피락심인재고처.

達士以心拂處爲樂,終爲苦心換得樂來.

달사이심불처위락,종위고심환득락래.

 

세상 사람은 마음에 맞는 것으로만 즐거움을 삼기 때문에 오히려 그 즐거운 마음에 이끌려 괴로운 곳에 있게 된다. 통달한 선비는 마음에 맞지 않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기 때문에 마침내 그 괴로운 마음이 즐거움으로 바뀌어 온다.

205.

冷眼觀人.冷耳聽語.冷情當感.冷心思理.

냉안관인.냉이청어.냉정당감.냉심사리.

 

 

냉철한 눈으로 사람을 보고 냉철한 귀로 말을 들으며 냉철한 정으로 느낌을 대하고 냉철한 마음으로 도리를 생각하라.

206.

居盈滿者,如水之將溢未溢,切忌再加一滴.

거영만자,여수지장일미일,절기재가일적.

處危急者,如木之將折未折,切忌再加一닉.

처위급자,여목지장절미절,절기재가일닉.

 

어진 사람은 마음이 너그러워 복이 두텁고 기쁜 일이 오래 지속되며 일마다 너그럽게 기상을 이룬다. 빈천한 사람은 마음이 편협하고 생각이 비좁아 복이 박하고 자손에게 미치는 은택도 짧고 일마다 좁고 옹색한 규모를 이룬다.

207. 

聞惡,不可就惡.恐爲讒夫洩恕.

문악,불가취악.공위참부설서.

聞善,不可急親.恐引奸人進身.

문선,불가급친.공인간인진신.

 

악행을 듣더라도 금방 미워하지 말라. 고자질하는 자의 분풀이가 두렵다. 선행을 듣더라도 금방 사귀지 말라. 간사한 사람의 출세를 이끌어 줄까 두렵다.

208.

居盈滿者,如水之將溢未溢,切忌再加一滴.

거영만자,여수지장일미일,절기재가일적.

處危急者,如木之將折未折,切忌再加一닉.

처위급자,여목지장절미절,절기재가일닉.

 

가득 찬 곳에 있는 사람은 마치 물이 넘칠듯 말듯함과 같아서 다시 한 방울 물이라도 더하는 것을 꺼려한다. 위급한 곳에 있는 사람은 마치 나무가 꺾일듯 말듯함과  같아서 조금이라도 더 건드리는 것을 꺼려한다.

209. 

性燥心粗者,一事無成.

성조심조자,일사무성.

心和氣平者,百福自集.

심화기평자,백복자집.

 

성질이 조급하고 마음이 거친 사람은 한 가지 일도 이룰수 가 없다. 마음이 평화롭고 기상이 유순한 사람은 백 가지 축복이 저절로 모여든다.

210.

用人,不宜刻.刻則思效者去.

용인,불의각.각칙사효자거.

交友,不宜濫.濫則貢諛者來.

교우,불의람.남칙공유자래.

 

사람을 쓸 때는 각박하게 하지 말라. 각박하면 애써 일하려던 사람마저 떠나 버린다.

친구를 사귈 때는 넘치지 않게 하라. 넘치면 아첨하는 사람이 다가온다.

211. 

節義之人,濟以和衷,재不啓忿爭之路.

절의지인,제이화충,재불계분쟁지로.

功名之士,承以謙德,方不開嫉妬之門.

공명지사,승이겸덕,방불개질투지문

 

절의가 높은 사람은 온화한 마음을 길러야 분쟁의 길을 열지 않을 것이며 공명이 높은 사람은 겸손한 덕을 길러야 질투의 문을 열지 않게 된다.

212.

風斜雨急處,要立得脚定.花濃柳艶處,要着得眼高.

풍사우급처,요입득각정.화농류염처,요착득안고.

路危徑險處,要回得頭早.

노위경험처,요회득두조.

 

바람이 비껴 불고 빗발이 급한 곳에서는 다리를 굳게 세워 걸으라. 꽃향기 무르익고 버들 고운 곳에서는 눈을 들어 멀리 바라보라. 위태롭고 험한 길에서는 빨리 머리를 돌려 돌아서라.

213.

士大夫居官,不可竿牘無節.要使人難見,以杜倖端.

사대부거관,불가간독무절.요사인난견,이두행단.

居鄕,不可崖岸太高.要使人易見,以敦舊好.

거향,불가애안태고.요사인이견,이돈구호.

 

공직에 있을 때는 편지 한 장이라도 절도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요행을 바라고 모여드는 무리에게 틈을 주지 않는다.

은퇴하여 시골에 눌러 살 때는 지나치게 높이 굴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만나기 쉽게 하여야 옛정을 두텁게 할 수가 있다.

214. 

大人不可不畏.畏大人則無放逸之心.

대인불가불외.외대인즉무방일지심.

小民亦不可不畏.畏小民則無豪橫之名.

소민역불가불외.외소민즉무호횡지명.

 

대인을 두려워하라. 대인을 두려워하면 방종한 마음이 없어진다. 보통 사람도 또한 두려워하라. 보통 사람을 두려워하면 횡포하다는 이름을 듣지 않는다.

215.

事稍拂逆,便思不如我的人,則怨尤自消.

사초불역,변사불여아적인,즉원우자소.

心稍怠荒,便思勝似我的人,則精神自奮.

심초태황,변사승사아적인,즉정신자분.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라. 원망하고 탓하는 마음이 저절로 없어진다. 마음이 게을러지거든 나보다 나은 사람을 생각하라. 정신이 저절로 분발하게 된다.